손해율 악화에 따른 중·소보험사 디마케팅 영향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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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성장이 갈수록 둔화하면서 손해율 악화를 견디지 못한 중·소형사들이 자동차보험 디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은 84.2%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81.9%) 대비 2.3%p 늘어난 수치다. 이들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5년 76.1%에서 2017년 80%를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각 사별로는 삼성화재가 전년(29.4%)대비 0.3%p 오른 29.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0%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점유율은 20.6%로 전년 대비 각각 0.5%p, 0.8%p 늘었다. KB손해보험도 0.7%p 오른 13.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의도적으로 매출을 줄여나가는 ‘디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메리츠화재와 롯데손보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5년 김용범 회장 취임 이후부터 전략적으로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면서 수익이 개선됐다. 롯데손보도 지난해 대주주가 바뀐 뒤부터 자동차보험 계약의 70%가 유입되는 텔레마케팅 조직 인력 40%가량을 줄였다. 불량담보를 축소하고 우량담보를 확대하는 등 손해율 관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악화가 이러한 양극화를 더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일종의 정책성보험(의무보험)이라 손해를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의 가격통제로 보험료 인상 역시 쉽지 않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모두 100%를 넘기는 등 약 1조6천억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대비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적정 손해율인 78%를 웃도는 등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86.3%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되는 자동차보험 시장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여력이 충분한 대형사들이 아무래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저렴한 보험료로 인해 대부분의 가입이 집중되는 온라인 시장에서도 대형사로의 쏠림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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