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73.8%…국내시장은 규제 탓에 정체

풀무원이 미국 시장에서 출시한 두부 제품들. <사진=풀무원>
풀무원이 미국 시장에서 출시한 두부 제품들. <사진=풀무원>

[현대경제신문 신원식 기자] 풀무원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가 어려워져 미국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풀무원 관계자는 작년 11월까지 국내 두부시장 점유율이 47.3%라고 16일 밝혔다.

작년 2분기까지 45%까지 떨어진 점유율을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한 셈이다. 풀무원은 두부시장에서 지난 2016년부터 47% 수준의 점유율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성장은 멈춘 셈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작년 연초에 실시한 브랜드 리뉴얼에서 영향을 받아 시장 점유율이 소폭 줄었다”며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었지만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어려워 기존 풀무원 소비자들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부는 지난 2016년 동반성장위원회에 의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당시 국내 두부시장 점유율이 과반수에 가깝던 풀무원을 대기업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새로운 제품군 확장이나 제조시설 확보, 기업 인수 등에 제약이 생겼다. 시장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점유율 지키기에만 나서는 중이다. 전체적인 두부시장 역시 둔화된 성장세를 보였다. 두부 매출은 지난 2016년 4천441억원에서 2017년은 4천498억원을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또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급속도로 성장한 HMR 시장 발달로 직접 조리하는 빈도가 감소한 것도 성장 둔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연두부, 식사대용 두부 등 가공제품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 포장두부 둔화는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이 공개한 미국 두부시장규모와 풀무원USA 두부 매출 성장폭. <사진=풀무원>
풀무원이 공개한 미국 두부시장규모와 풀무원USA 두부 매출 성장폭. <사진=풀무원>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급성장을 보였다. 풀무원은 미국 두부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매출은 8천800만달러(약 9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1% 성장한 것으로 73.8%의 점유율이다.

풀무원은 두부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 중, 일 3개국에서 ‘글로벌 소이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미국 LA에 위치한 연구소에서는 현지인 입맛과 취향에 맞는 두부제품 개발에 주력해 20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미국에서 선보인 제품들은 단백질을 일반 제품보다 1.8배 이상 높인 ‘하이 프로틴 두부’를 비롯해 경도를 2~4배 높인 ‘슈퍼 펌 두부’, 콩 비린내를 없애고 소스를 넣은 ‘시즈닝 두부’, 두부로 만든 햄버거 패티 등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두부다.

현지화 전략을 위해 제품 형태에도 변화를 줬다. 두부 조리법이 생소한 미국인들을 위해 바로 먹을 수 있거나 간편한 조리만으로 먹을 수 있는 제품 위주로 출시했다. 현지 냉장유통온도 기준인 5℃(한국은 10℃ 기준)에 맞춰 유통기한을 60일까지 늘려 유통한 것도 시장 확대에 도움을 줬다.

또한 지난 2016년에는 미국 두부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하면서 교민 위주로 펼치던 마케팅 전략을 버리고 현지인에 맞춘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작년 풀무원 두부 판매 비중은 미국 주류 마켓이 80%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에 위치한 한인타운 등 아시아인 거주 지역 마켓에서 판매되는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외부 영향도 있었다. 식물성 단백질이 관심을 받기 시작한 미국 소비 트렌드 맞물려 큰 호응을 얻은 점도 매출 견인 요소로 꼽혔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고기 대신 영양 가치가 높은 두부에 주목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 마켓은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대체육류시장이 2018년 43억달러에서 2023년 64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길수 풀무원 USA 대표는 “미국은 두부시장 전망이 밝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신제품 출시로 올해 자사 두부 매출을 12.3% 이상 증대시켜 1천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풀무원 관계자는 “두부의 본고장인 동아시아에서 두부시장이 정체되고 새로운 시장과 다름없는 미국에서 두부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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