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장기화에 발목 잡혀

<표=네이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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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롯데그룹 모태기업인 롯데지주 주가가 연일 신저가 갱신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주사 출범에 따른 효과는 10개월째 보이지 않고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 주가가 오너리스크와 더불어 주요 계열사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며 주가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롯데그룹 모태인 롯데제과에서 지난해 10월 투자사업부문만을 인적분할 한 뒤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투자사업부문과 합병을 통해 등장했다. 한국롯데의 중간 지주회사격인 회사로 산하에는 일본롯데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 및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롯데쇼핑 등 한국롯데 계열사가 포함돼 있다.

롯데그룹 지주사 설립 당시 업계에선 국내 기업 중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던 롯데가 지주 설립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경영 투명성을 제고, 부정적인 그룹 이미지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주가 또한 한 달여 만에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10월 30일 잠시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롯데지주 주가는 10개월 가까이 하락 중이다. 지난해 10월 대비 40% 가까이 떨어진 것은 물론 최근에는 연일 신저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장 초반에도 롯데지주 주가는 주당 4만8천8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갱신했다.

롯데지주 주가 약세 원인으로는 오너리스크 장기화와 더불어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고 지속적인 자사주 취득 등에 따른 자금 부담 증가 등이 꼽힌다.

이와 관련 롯데지주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8.31%에 달하는데, 이 중 지난 2월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10.54%)을 보유 중이다. 신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해 지주설립 당시 반대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주식매수권을 행사 롯데지주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투자업계에선 신동빈 회장 구속 후 롯데가 적격적인 해외 사업 추진 기회 등을 상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규 상장된 롯데그룹 계열사가 부진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 또한 롯데지주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7월 롯데는 지주 설립 후 처음이자 롯데쇼핑 상장 후 12년 만에 롯데정보통신을 신규 상장했으나 이후 롯데정보통신 주가는 보수적이라 평가받던 상장가에도 미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투자업계 일각에선 롯데지주가 저평가 됐다며, 오너리스크 등과 별개로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14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롯데지주 주가는 전일 대비 50원(0.10%) 오른 4만9천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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