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전반 디지털 DNA 도입위해 조직 민첩성 강화

현대카드는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정하는 '플렉스 타임(lex Time)' 제도를 시행 중이다. 사진은 현대카드 직원들이 출퇴근 하는 모습.<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는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정하는 '플렉스 타임(lex Time)' 제도를 시행 중이다. 사진은 현대카드 직원들이 출퇴근 하는 모습.<사진=현대카드>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올해 핵심 경영전략으로 ‘디지털화(化)’를 내세운 카드사들이 애자일 조직을 신설하고 활성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 전반에 빠른 디지털 DNA 도입을 위해선 기업 문화부터 변화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민첩성’을 가리키는 영어 낱말 ‘agile(애자일)’에서 파생된 새로운 기업문화 애자일 조직은 정형화된 프로세스와 도구, 방법 등이 아닌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과 소통, 무조건 적으로 지침을 따르지 않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을 중시하는 가치와 철학을 가진다.

현대카드는 애자일 조직 형성을 위해 최근 조직의 민첩성과 유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시스템을 도입했다.

‘본부-실-팀’ 3단계로 구성된 현대카드 조직은 팀 단위 등 조직 변경을 위해선 작은 부분까지 회사의 승인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팀 단위의 조직 재편과 해체 전권을 본부산하의 실장에게 위임하고 실장이 소속된 팀의 구성과 변화를 민첩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사내 수백 개의 팀이 있고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실장이 필요한 시점에 조직하고 해체하는 것이 맞지 그 권한을 회사에만 주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플렉스(Flex) 시리즈’도 조직 유연성 강화를 위한 혁신적 변화로 꼽힌다.

현대카드는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정하는 플렉스타임(Flex Time)과 기존의 일률적인 점심시간을 폐지하고 임직원이 직접 원하는 1시간을 정해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렉스런치(Flex Lunch)’를 시행중이다.

정 부회장은 “인사관리(HR)와 기업문화는 디지털화를 위한 DNA팀”이라며 “그들이 어떤 철학과 문학을 지향하는가에 따라서 그에 맞는 인재가 들어와 성장해 행동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11일 ‘스웨그(SWAG)’라는 이름의 별도 상설 애자일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독립된 의사 결정권과 전결권을 부여 받아 새로운 기업 문화 구축을 포함한 ‘역량 파괴적 혁신 과제’, 로보틱스 프로세스 자동화 확대 등의 ‘기존 영역의 혁신과제’, 고객 마케팅 체계 전환과 같은 ‘전사적 앤드 투 앤드(End-To-End) 실행 과제’ 등 총 3개 영역에 걸쳐 시스템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대내외 환경 변화에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한 본부 주도의 자율 조직제도 선보인다.

이 제도는 담당 본부의 조직을 본부장이 필요 시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주요 현안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조직을 재설계하고 가용 자원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밖에 신한카드의 경우 조직의 민첩성을 키우기 위해 디지털 전환 방향을 총괄하는 디지털 퍼스트 본부 및 디지털 사업본부, 빅데이터 사업본부 등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외부환경 악화, 기술 경쟁 등으로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업무 효율성과 대응 능력을 극대화한 애자일 조직 문화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드사 수장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디지털화’ 전략이 단순 디지털 서비스, 금융상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업문화에도 빠르게 도입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