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담금 증가·보험사도 판매 소극적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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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보험금을 받은 만큼 보험료를 더 내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의 도입 초기 판매량이 이전 실손 상품 대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7월 1일 도입된 4세대 실손보험의 첫 달 판매량이 3세대 상품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의 지난달 실손 판매량은 총 6만2천607건으로 신규는 5만 2천108건, 기존 가입자 전환은 1만 499건이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월 평균 20만건의 신규 가입이 있었던 것과 비교 4/1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업계에선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판매량 저조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4세대 실손은 병원을 많이 가는 사람이 보험료를 더 많이 내는 구조로 3세대 실손보다 자기부담 비율이 10%가량 높아졌다. 기본 보험료는 내려갔지만 유인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기부담금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기존 가입자가 4세대 상품으로 전환에 부정적인 것 같다”며 “6월까지 3세대 실손보험 절판 마케팅이 펼쳐지면서 수요가 많이 몰린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6월 3세대 실손 막차를 타기 위해 5대 손보사에 가입자가 57만5천820명이 몰리기도 했다.

보험사의 소극적인 판매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일부 보험사들은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전 실손보험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년간 수술, 입원, 장해 등으로 받은 보험금이 전 보험사 합쳐 50만원을 넘지 않아야만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교보생명은 실손보험 가입을 문의하는 고객에게 2년 내 병원 진료를 받았다면 가입이 어렵다고 안내했다. 소화불량, 감기 등으로 진료를 받았으면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심사를 강화했다.

한화생명도 2년 내 입원 또는 통원을 했다면 실손보험이 불가토록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실손보험 계약인수지침 개선 계획을 보험사에 제출토록 요청했다. 보험사가 계약인수지침을 강화하며 실손보험 가입이 어려워지자 이를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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