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2팀장
성현 산업2팀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롯데쇼핑이 온라인사업 조직을 개편한다.

롯데쇼핑은 현재 이커머스부문 직원과 나머지 부문의 온라인 담당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형태인데 각 부문별 담당직원을 모두 이커머스부문으로 편입시키는 방식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롯데온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롯데온은 출범한지 1년이 넘게 지났지만 모바일 쇼핑앱 인기순위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롯데온이 설치된 스마트폰 수는 쿠팡의 7분의 1에 불과하고 올해 1분기 적자(290억원)는 지난해 1분기 적자(150억원) 보다 오히려 많다.

이에 롯데쇼핑은 직원들에게 소속 전환 의사를 물으며 조직개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조직개편이 너무 잦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6월에도 유통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법인(HQ)을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했다.

2019년 말 최고경영자(CEO)가 전체를 총괄하는 HQ 구조로 전환한지 불과 반년만이었다.

HQ 조직을 축소하고 한달도 지나지 않아서는 헬스&뷰티(H&B)스토어사업부인 롭스부문을 팀으로 격하시킨 게 알려졌다.

올해는 롯데온을 담당하는 이커머스부문의 수장이 교체됐다.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이 올해 2월 사업 부진을 이유로 회사를 떠난 것이다. 지난해 1월  이커머스사업부장에 취임한지 딱 1년만이었다

롯데쇼핑은 조영제 전 부장의 후임을 뽑으며 또 조직을 뜯어고쳤다.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 대표로 영입하며 부사장 타이틀을 준 것이다.

롯데쇼핑의 4개 사업부문(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가운데 백화점부문장만 부사장급이고 나머지는 전무급이었는데 나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2019년 말부터 잊을만하면 조직을 갈아엎은 셈이다.

이는 앞으로 있을 온라인쇼핑몰 인수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외부 기업을 인수하면 또다시 조직을 개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도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불참 후 “향후 M&A를 비롯한 외부와의 협업 등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장 인터파크가 매물로 나왔다. 롯데쇼핑이 이커머스부문을 개편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로 그날이었다.

1996년 출범한 인터파크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 1세대로 불린다. 전자상거래업과 공연 기획·제작, 티켓 예매, 여행중개업 등이 주요 사업이다.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선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한다.

매각가격도 1천600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 보다 훨씬 낮다.

과유불급이다. 적절한 조직개편은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시너지를 양성하지만 너무 잦으면 노하우를 잃어버리게 되고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준다. 조직을 재정비하는데 시간과 돈도 허비한다.

외부업체를 인수할거라면 인수 뒤에 조직을 개편하면 되는 일이다.

괜찮은 M&A 매물은 언제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 지금도 요기요가 매물로 나와 있고 티몬은 잊을만하면 매각설이 나온다.

롯데도 올 3월 국내 1위 온라인 중고 거래 업체인 중고나라를 인수했다. 

이러다 인터파크나 요기요를 인수하면 롯데쇼핑 직원들은 또 조직개편을 치러야 한다.

롯데쇼핑 경영진이 당장의 실적 보다는 한수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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