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측이 중국 안방(安邦)보험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가 해지한 미국 고급호텔 15곳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측이 중국 안방(安邦)보험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가 해지한 미국 고급호텔 15곳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내 15개 호텔 인수 계약 취소를 둘러싼 중국 안방(安邦)보험과의 미국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1일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1심 재판부인 미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은 안방보험에 이미 받은 계약금과 거래비용 및 소송비용 등을 미래에셋대우 등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미래에셋 측이 호텔 인수 대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안방보험 측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안방보험은 미래에셋 측에 계약금 5억8천만 달러(약 6천400억원)와 계약금 이자를 돌려주고 거래비용 368만5천달러 및 소송비용도 지급해야 한다.

앞서 작년 9월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미래에셋 측은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호텔 15개를 58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계약금 5억8천만달러를 지급했다.

미래에셋 측은 그러나 지난 5월 안방보험이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안방보험은 미래에셋 측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고 미래에셋 측도 맞소송을 냈다.

미래에셋 측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이들 호텔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작년 미국에서 피소돼 소송이 진행 중인데도 이를 미래에셋 측에 전혀 밝히지 않았으며, 미래에셋의 관련 자료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 결과 미국 보험사들이 소유권 분쟁 소송과 관련해 이들 호텔에 대한 권원보험(title insurance) 발급을 거절하는 등 안방보험 측이 거래 종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권원보험은 부동산 권리의 하자로 인해 부동산 소유자와 저당권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으로 부동산 등기제도가 없는 미국 특성상 대규모 부동산 거래에 반드시 필요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안방보험 측이 권원보험 확보에 실패하는 등 계약 조건을 지키지 못해 미래에셋의 계약 해지는 적절했다고 재판부가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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