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이치씨, 자기자본 마이너스 21억…자본잠식
올해들어 유증이나 차입금으로 332억 지원받아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재정난에 빠진 이에이치씨(EHC)가 올해 들어 아홉 번째 계열사 지원을 받았다. 이에이치씨 공구매장 에이스 하드웨어를 운영하는 곳이다.

이에이치씨는 유진그룹 계열사인 동양으로부터 단기차임급 25억원을 빌렸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차입기간은 이날부터 내년 7월 30일까지로 이자율은 4.6%다.

차입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로 지난해 7월 31일 빌린 차입금의 만기를 1년 연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에이치씨가 동양에 빌린 차입금 합은 214억원을 유지했다.

이에이치씨는 자기자본이 작년 말 기준 마이너스 21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자본금이 25억원이고 잉여금도 224억원이나 있지만 결손금이 271억원에 달한 탓이다.

이로 인해 이에이치씨는 그룹 계열사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유상증자와 단기차입금, 기존 단기차입금 만기 연장으로 계열사 지원을 받은 게 이번을 포함해 아홉 번이다.

금액은 총 332억원으로 동양과 당진기업, 한성레미콘이 이에이치씨를 지원했다.

동양이 291억원으로 대부분을 책임졌고 한성레미콘 21억원, 당진기업 20억원 순이다.

이에이치씨의 모태는 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을 하던 동양티와이로 2018년 유진기업의 공구유통부분을 인수한 뒤 현재의 사명을 갖고 있다.

현재의 주력사업은 공구유통업이다. 지난 2018년 6월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공구유통매장인 에이스 하드웨어 1호점을 열었고 현재 서울 양천구와 용산구, 경기도 고양시와 남양주시에도 매장을 운영 중이다.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 공구유통상인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개점 유예 처분을 내리고 이에이치씨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까지 내며 갈등이 커졌으나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 부담을 완전히 털어냈다.

다만 실적은 부진했다. 이에이치씨는 2018년과 지난해 각각 117억원과 15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순손실도 2018년 115억원에서 지난해 159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는 매출이 2018년(28억원)에 비해 548.4% 급증한 18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더욱 커진 모습을 보였다.

이에이치씨는 에이스 하드웨어 1호점 오픈을 앞뒀던 2018년 초 롯데마트 상품본부장과 해외사업본부장, 중국총재를 거친 구자영 유진홈데이 전 대표를 수장으로 앉히며 시장 안착을 노렸지만 급여와 임대료, 로열티 부담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유진그룹은 지난해 초 조일구 동양 경영지원본부장을 이에이치씨 대표로 선임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6개월만에 대표를 유순태 당시 유진홈데이 대표로 교체했다. 유순태 대표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유진그룹에서 신사업을 담당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이에이치씨는 지난해에도 임직원 급여로만 54억원을 지출하고 로열티(38억원)와 감가상각비(30억원), 광고선전비(15억원) 등으로 적자가 커졌으며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18억원) 보다 계열사로부터 물품을 사들인 비용(105억원)이 5배 이상 많기도 했다.

이에이치씨는 2019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차입부채는 모두 특수관계자 차입금으로 향후 소요자금에 대해 지배기업으로부터 차입 또는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영업활동현금흐름과 금융자산 유입으로 부채상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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