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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부 부동산대책은 ‘연목구어(緣木求魚)’

기사승인 2020.07.21  09: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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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누른다고 부동산이 잡히나

   
▲ 차종혁 금융부장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22차례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집값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은 더 술렁이고 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실거래 주택가격은 40% 올랐고, 서울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에서 9억으로 50% 상승했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1~2개월 꼴로 22차례나 부동산대책을 쏟아냈는데 집값은 잡히지 않고 있다. 왜일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데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상승하는 첫 번째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정보를 보면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선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가구 대비 주택 공급량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일부 다주택자가 너무 많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 자가율이 60%를 넘지 못하는 점을 문제로 들고 있다.

주택 공급은 충분한데 다주택자를 포함한 임대업자들로 인해 주택 자가율이 낮아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간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공급량 확대보다 투기수요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 주택 수급에 문제는 없을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국 기준으로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지만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특히 서울의 공급 상황은 여전히 부족하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2018년 기준 95.9%에 불과하고, 자가율은 40%대에 머물러 있다.

문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규제 정책을 쏟아냈다. 정권 초창기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부동산대책을 내놓자 강남 집값의 상승세는 일시적으로 진정됐지만 서울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의 집값이 급상승했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마·용·성 집값이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자 정부는 이곳도 규제대상에 넣었다. 그러자 그 외 서울 지역의 집값이 널뛰듯이 올랐다. 다급해진 정부가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자 조용했던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값도 수억씩 올랐다. 일부 지역만 지정해 제재하는 핀셋 규제가 불러온 전형적인 풍선효과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부동산 대책만 발표하면 서울 강남에서 서울 전 지역으로, 다시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가며 집값은 미친 듯이 올랐다.

일부 지역과 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과세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없는지를 보여준다.

정부가 공급확대보다 투기억제에 초점을 맞춘 부동산대책을 22차례 발표하면서 고가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일반 직장인이 수 십 년간 월급을 모아도 살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의 특수성을 무시한 핀셋규제 방식의 부동산대책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

집값을 못 잡는 두 번째 이유는 집값 상승의 원인이 외부 요인에 있는데도 근본적인 원인은 건드리지 못하고 단기성과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특히 서울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 일자리가 많고, 교육·문화 환경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환경을 원하는 사람들로 인해 인구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전국 5천178만 명의 인구 중 서울에만 약 1천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의 인구까지 합치면 전국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2천600만여 명이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있다.

대치동 학원가와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강남,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IT회사가 모여 있는 분당·판교, 학원가로 인해 수요가 높은 양천구 목동의 집값이 높은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수도권 특히 서울의 특정 지역에 몰리는 이유는 분명하고, 사람이 몰리니 해당 지역에 대한 주택수요가 높아 집값이 급등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은 없이 단기성과에 매달려 부동산만 누르고 있으니 집값을 잡을 수가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불거진 그린벨트 해제 논란이다. 지난 10일 발표한 22차 부동산대책으로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발표 5일 만에 부랴부랴 공급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 중 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도 하나의 방안으로 언급됐다. 정부와 여권은 해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혼선을 빚었다. 급기야 문 대통령이 20일 “그린벨트를 보존해야 한다”고 직접 밝히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정치권과 정부가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얻기 위한 고민은 없이 단기성과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로수준의 금리 상황에서 시중에 풀린 3천조 원의 유동자금이 수도권 부동산에 몰리는 건 당연하다. 누구나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문화시설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거주하고 싶기 때문이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부동산 규제 대책도 문제다.

정부는 2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한 세제를 강화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며 규제 강화 정책을 계속 쏟아냈다. 정작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 다수가 다주택자인 상황에서, 그리고 똘똘하다고 표현되는 강남 집 한 채를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한다고 국민들이 정책을 따를 리 없다. 국민 공감 없는 부동산대책이 성과를 낼 리 만무하다.

홍남기 부총리는 7월 말까지 공급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급한 불 끄느라 정신이 없는 정부가 다음엔 어떤 헛발질 부동산대책을 내놓을지 자못 궁금하다. 토론회 후에 속내를 드러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처럼 지금의 근시안적인 부동산대책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 문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사자성어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떠오르는 이유다.

차종혁 기자 justcha@finomy.com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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