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저가매수 기회 삼은 개인투자자, 해외주식에 눈 돌려
1~7월 거래액, 작년 전체의 2배 가까이 달해…기술·바이오주 인기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올 상반기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넘게 대폭 증가했다. 코로나19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기회로 삼은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눈길을 돌린데 따른 것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거래한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총 769억달러(약 92조원)다. 지난해 1~7월(216억달러, 약 25조원)과 비교하면 거래액은 3.5배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해외주식 거래대금(409억달러, 약 49조)에 비해서도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 6월 외화주식 결제액은 186억4천970만달러(약 22조4천억원)로 예탁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월별 최고 수준이다.

국내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미국의 테슬라다.

테슬라는 올해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3월 18일 361.22달러(약 43만3천원)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1천516.8달러(약 182만1천원)로 4배 이상 올랐다.

테슬라 지분의 0.55%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어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한 영향력을 가진 기술주가 강세다.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코로나 백신 개발 기업인 모더나도 상위 종목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투자하는 미국 대형 기술주는 물론이고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시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유일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증시부양 효과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2천984.67에서 이달 15일에는 12.6% 상승한 3천361.30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매수한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1위는 항서제약으로 총 1천90만 달러(약 131억 원) 규모다. 이어 이어폰 관련 신소재 업체인 간펑리튬,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선난써키트, 서버제조업체 낭조정보 등 5G 관련 성장주가 강세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증시 상승 요인이 세계적으로 락다운(봉쇄)이 먼저 해제돼 경기가 일찍 개선되는 부분이 있다”며 “저금리 기조 유지와 유동성 공급,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에 따른 주가부양 의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영향으로 지난해 2조원이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8조원까지 늘었다”며 “저금리 기조현상이 지속되는 한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은 계속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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