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을지로 신사옥 L타워 매각 추진
신지급여력제도에 따른 선제적 자본확충

신한생명의'신한L타워'(왼쪽)와 현대해상의 강남 사옥 사진<사진=각사>
신한생명의'신한L타워'(왼쪽)와 현대해상의 강남 사옥 사진<사진=각사>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보험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매각을 매각하며 현금화에 나서고 있다.

감독회계기준인 신지급여력제도 킥스(K-ICS) 도입에 따른 준비금 증가의 영향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올해 초부터 서울 중구에 있는 신사옥 '신한 L타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킥스에 대비한 자본확충 작업의 일환으로 아직 검토 초기 단계이긴 하나 건물 매각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신한생명은 지난 2016년 창립26년 만에 신사옥 '신한 L타워'를 마련했다. 이 건물은 지난 2014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했던 펀드에서 지은 것으로 신한생명이 2천20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그러나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부동산이 짐이 되자 입주 4년 만에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킥스는 보험 자산·부채를 시가평가로 전환해 보험사의 가용자본이 요구자본 대비 어느정도 수준인지 측정하는 금융당국 규제다.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 보험부채와 받은 보험료로 투자한 채권 등 자산 사이에 듀레이션(잔존만기) 격차가 벌어지면 보험사가 쌓아야 할 자본이 늘어난다. 특히 킥스 도입 시에는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을 지금보다 더 많이 쌓아야 한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신한생명 외에도 보험사들의 부동산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 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생·손보사들의 부동산 자산규모는 지난 2017년 19조1천737억원에서 지난해 말 18조1천903억원으로 5.1%가량 줄어들었다.

현대해상은 올 2월부터 강남사옥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해상 강남사옥은 지하 7층, 지상 19층, 연면적 3만4천983㎡(1만582평) 규모로 지난 2001년 준공된 건물이다.

매각 초기부터 대형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중소형 운용사까지 총 40여 곳에 이르는 투자자가 관심을 보였고 본 입찰엔 10여 곳 이상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여의도 빌딩을 BNK자산운용에 2천700억원 수준으로 매각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베스타스자산운용에 여의도 사옥을 1천200억원에 매각했다. 한화생명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사옥을 373억원에 판매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맞춰 보험사의 부동산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며 “업황이 어렵기 때문에 부진한 실적을 메꾸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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