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지분 추가취득..상장에 도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배치
상장하면 일본 계열사가 수혜 입을 듯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 <사진=호텔롯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 <사진=호텔롯데>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호텔롯데가 롯데렌탈 보유지분을 확대한다. 상장을 앞두고 자회사 지분을 늘려 기업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복잡한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화하겠다는 발표와는 상반되는 결과도 예상된다.

호텔롯데는 트리플에스제이차와 인베스트퍼플제삼차가 보유한 롯데렌탈 주식 192만6천607주를 다음달 안으로 매입한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입금액은 1천472억원이다.

매입 주식은 전체 주식의 16.37% 규모다. 이번 매입이 끝나면 호텔롯데는 롯데렌탈 지분 42.04%를 갖게 된다.

호텔롯데는 이번 매입으로 회사 규모를 키우게 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텔과 면세점 사업이 모두 극심한 부진에 빠진 호텔롯데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8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34.5% 감소한 실적이다.

또 영업손실 791억원을 봐 전년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한 면세사업이 코로나19로 부진했다. 롯데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8천7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5%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1천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호텔사업도 매출(1천543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638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반면 롯데렌탈은 실적이 좋았다. 롯데렌탈의 1분기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3% 급증했다. 매출도 5천45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2.5% 늘어났고 순이익은 70억원으로 5천942%나 늘어났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천305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10.6%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호텔롯데의 상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는 상반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 당시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로 비판을 받았다.

당시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했다.

호텔롯데는 지금도 일본계 자본이 지분 99%를 보유한 곳. 최대주주는 일본롯데홀딩스다. 이 회사는 현재도 호텔롯데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도 롯데의 일본 계열사인 일본 L4투자회사(15.63%), L9투자회사(10.41%), L7투자회사(9.40%) 등으로 호텔롯데 자사주(0.17%), 부산롯데호텔(0.55%)을 제외하면 99.28%가 전부 다 일본 자본이다.

여기에 순환출자 고리도 75만개에 달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고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했으며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호텔롯데가 자산 5조4천억원 규모의 롯데렌탈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다소 의미가 흐려지게 됐다. 또 상장 과정에서 일본계 계열사들이 롯데렌탈 지분 확대의 수혜를 입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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