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노선, 지역주민 반대 환경문제 발목
B노선, B/C 낮아 사업진척 가장 늦어
C노선, 정차역 갈등 본사업 추진 늦춰

[현대경제신문 김영]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이른바 GTX는 2010년 처음 제안된 이후 10여 년간 수도권 최대·최고 교통이슈로 자리해 왔다. 경기 및 인천 주요 지역과 서울 도심을 3개 노선 대심도 전철망으로 연결, 이들 지역 간 이동거리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획기적 교통망 구축 사업이기 때문이다. 기대치 높은 사업이다 보니, 해당 사업 선행 추진을 이유로 진행이 일시 중단되거나 사실상 멈춘 교통망 구축 사업까지 있을 정도다. 이처럼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GTX지만 각 노선별 난제들이 적지 않아 실제 사업 진행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경기도>
<사진=경기도>

GTX 도입 목적은 기존 도시철도의 표정속도 개선에 있다.

지하철 3호선을 통해 경기 고양 일산에서 서울 강남까지 이동하려면 대략 1시간 30여분이 소요된다. 선행이 복잡하고 정차역이 많은 탓으로, 3호선 대비 선행을 일직선화 하고 정차역을 대폭 줄인 게 GTX A노선이다. 해당 노선 이용시 일산-강남 이동거리는 30분대로 크게 단축된다.

인천 송도와 청량리~남양주를 연결하는 GTX B노선, 경기북부에서 경기남부를 잇는 GTX C노선 역시 수도권 교통 환경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고도화된 도심 지하에 급행열차를 새로 놓을 경우 부지 협소에 더해 진동 문제 등이 발생, GTX는 일반 도시철도 대비 지하로 몇 배 더 깊숙이 들어가는 대심도 건설방식이 채택됐다. 대도심에 광역급행철도를 도입하는 건 우리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이미 영국과 프랑스, 일본 등지에 광역급행철도가 운행 중이다.

필요성도 높고 경제성도 확인된 GTX지만 본격적인 사업진행은 잘 되지 않고 있다. 각 노선별 난제들이 많은 탓으로 지역이기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A노선, 진척 빠르지만 과제 많아

GTX A노선은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연신내역, 서울역, 삼성역 등을 거쳐 화성 동탄신도시까지를 연결한다. GTX 도입 계획의 시발점이 되는 노선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GTX 3개 노선 중 경제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도 평가 받았다.

공사 진척도 GTX 노선 중 가장 빠르다. 2018년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 2023년 삼성역 제외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삼성역은 2026년 2월 개통이 예정돼 있다.

특히 해당 노선은 남쪽인 수서역에서 동탄역까지 구간은 수서평택고속선과 같은 선로를 이용, 공사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몇 차례 노선 변경이 있었던 북쪽 노선 또한 운정역에서 연신내역까지 구간 공사는 노선 통과 지자체들의 지원 속 완공 예정일까지 별다른 무리 없이 공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현재 업계에선 GTX A노선의 기한 내 완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연신내역부터 삼성역까지 서울 시내 구간 공사에 있어 난제들이 많은 탓이다.

GTX A노선 기한 내 완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환경문제가 꼽힌다. 연신내역에서 서울역 구간이 국립공원인 북한산 지하를 통과하는 데 환경부에서는 자연환경법을 이유로 환경영향평가 불승인 입장을 유지 중이다. 북한산 우회 경로 채택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국토교통부는 노선 재변경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환경부 재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역 통과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데, 특히 삼성역 인근 청담동 주민들이 안전과 재산권 등을 이유로 GTX A노선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강남구청이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접수 해당 지역 공사에 필요한 도로점용 허가와 녹지점용 허가를 내주지 않기도 했으나, 공사 시행사인 SG레일 측이 제기한 행정심판을 통해 지난 12일 해당 문제는 일단락 된 상태다.

아울러 서울시가 광화문역을 GTX A노선 통과역으로 추가, 건설비 등에 있어 서울시와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 운행 열차 납품이 노선 완공 이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B노선, 낮은 경제적 타당성에 사업 진행 늦어

GTX B노선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용산역, 청량리역 등을 거쳐 남양주 마석역까지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당초 계획은 송도에서 청량리까지였으나 해당 노선의 경제적 타당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자 이후 남양주까지 노선이 확장됐다. 현재는 경춘선의 서울 도심 접근성 향상 및 왕숙신도시의 노선 포함 등에 따라 경제성 높은 노선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제성 확보를 위한 노선 수정까지 타 GTX 노선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다 보니 GTX B노선의 본격적인 사업 계획 자체가 2017년에야 나왔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지난해 8월에야 완료됐다.

현재 공사 착공까지는 기획재정부 민자사업 적격성 조사 및 제안서 입찰 후 사업자 선정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업계에선 2022년 착공 전망이 나온다.

사업진행이 늦어지다 보니 정차역 추가 포함 내지 노선 연장을 노리는 지역 정치권의 로비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총선 당시 경기 구리시가 지역구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GTX B노선의 구리역·갈매역 동시 정차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 모두가 GTX B노선 춘천 연장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광역급행열차 조감도
광역급행열차 조감도

C노선, 11월 사업자 선정 정차역 논란 지속

GTX C노선은 경기북부인 양주 덕정역에서 출발해 경기남부인 수원역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경기 및 서울 동북부의 강남으로 교통수요 충당 및 군포·의왕·안양·수원 등으로 접근성 향상 목적으로 계획됐다. 지하철 1·4호선의 강남 접근성 향상도 기대 효과 중 하나로 꼽힌다.

경원선 및 과천선 일부 구간을 공용 사용키로 노선 계획을 변경한 뒤 경제적 타당성도 크게 향상됐다. 이에 예비타당성조사 또한 GTX B노선보다 8개월 빠른 2018년 12월 통과했다.

지난해 5월에는 기재부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했으며, 올해 11월 사업 시행자 모집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이와 관련 GTX A노선 입찰에서 탈락했던 현대건설이 삼보기술단·KB금융 등과 함께 하는 컨소시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외 GS건설 포함 복수의 대형 건설사가 입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TX 노선 중 두 번째로 사업 진행이 빠른 C노선의 경우 경기 남부 지자체들의 정차역 추가 설치 요구에 대한 행정처리 여부가 정상적 사업 진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양시가 인덕원역 정차를 의왕시가 의왕역 추가 정차를 요구한 상태며, 그에 대한 사전타당성 조사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양주 옥정신도시 한신더휴 투시도
양주 옥정신도시 한신더휴 투시도

동탄신도시, 10억 호가 1년 새 18배 증가
양주신도시, 미분양 4개월 새 97.5% 감소

GTX 개발이 본격화되며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수도권 ‘교통혁명’으로 불리는 GTX 개발에 맞춰 정차역 일대 부동산 시장이 개발 호재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3개 노선 기점이 되는 지역에 대한 투자 문의 및 실제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업계 따르면 GTX A노선 기점인 동탄신도시의 경우 동탄역 주변 아파트 매매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들어선 10억원 호가하는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1년간 동탄신도시에서 거래된 1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72건으로 조사됐다. 그 이전 1년간 1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가 단 4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 18배가 급증한 것이다.

이와 관련 GTX가 지나는 동탄역 바로 앞 ‘동탄역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는 올 2월 10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 84㎡ 역시 같은 시기 9억9천500만원에 실거래 신고를 마쳤다.

경기 북부에서는 GTX C노선이 통과하는 의정부역 및 양주역 인근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역과 직선거리로 1km 내외인 ‘의정부롯데캐슬골드파크’ 전용 84㎡는 지난해 5월 4억6천만원에 거래됐으며, 1년 뒤인 올해 4월 5억9천99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분양시장도 GTX 개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주시의 경우 GTX C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뒤 미분양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양주시는 지난해 11월 1천142가구에 달하던 미분양이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28가구만 남았다.

GTX A노선 기점인 파주시 역시 지난해 8월 432가구에 달하던 미분양 물량이 올해 들어 9가구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았다. 실제로 지난달 양주신도시 내 회천지구에 처음 공급한 민영아파트 ‘양주회천 대방노블랜드’의 경우 1·2순위결과 3천160명이 청약을 접수하며 평균 4.3 대 1을 기록하고 청약마감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GTX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교통망이라 그 효과를 예측하기가 조심스럽지만 개통으로 인한 긍정적 기대감은 분명하다”라며 “수도권을 1시간 대로 이어주는 교통혁명인 만큼 개통시기가 가까워질수록 그 가치는 더욱 뚜렷해져 이를 선점하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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