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만기도래, 자금난 우려…증권사 손실 불가피

어두운 증권사 전경<사진=현대경제신문>
어두운 증권사 전경<사진=현대경제신문>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금융시장 안정화조치로 CP(기업어음)는 안정세를 찾은 반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유동화 기업어음(PF-ABCP)과 전자단기사채(PF-ABSTB)가 새로운 시한폭탄으로 등장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사채와 CP등 크레딧채권시장이 채권시장안정펀드, 국책은행의 CP매입 프로그램, 한국은행의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 등 금융시장 안정화조치로 안정세를 되찾았다.

반면 PF-ABCP와 PF-ABSTB는 시장안정화조치 사각지대에 있어 시한폭탄으로 불리고 있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와 국책은행의 CP매입 대상에서 ABCP와 ABS(자산유동화증권)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은 3월말 기준 3개월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PF-ABCP, PF-ABSTB등 단기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은 모두 23조4천309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달 안에 만기인 물량도 11조890억원이다.

이 상품들은 증권사가 부동산 개발사에 대출해준 다음 대출 채권에 지급보증을 서서 신용도를 보강하고 발행한다.

ABCP는 보통 단기금융시장에서 3개월마다 롤오버(만기연장)된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땐 증권사들이 이 증권을 통해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팔리지도 않고 만기 연장도 어려워 증권사들이 상당수의 물량을 떠안고 있다.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증권사들이 떠안기로 매입 약정이 체결돼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ABCP가 최근 코로나19로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아 증권사들이 채무보증 형태로 떠안고 있어 유동성 위험부담이 평소보다 큰 상황이다"며 "정부에서 유동성을 해소해준다 해도 ABCP가 얼마나 시장에서 팔리는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시장 환경을 보면 증권사의 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PF-ABCP가 매입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며 “전반적인 증권사 유동성에 상당히 부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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