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현대홈쇼핑과 LG유플러스의 송출수수료 갈등이 종결됐다. LG유플러스 IPTV에서 10번 채널을 쓰던 현대홈쇼핑이 28번으로 옮긴다는 내용이다. 이번 분쟁에서 LG유플러스가 사실상 승리한 셈이다. 현대홈쇼핑은 LG유플러스가 과도한 송출수수료를 요구한다며 정부에 조정을 신청했던 곳이다. 홈쇼핑사가 IPTV업체와의 송출수수료 갈등으로 정부에 손을 내민 첫 사례였다. 더욱이 현대홈쇼핑은 홈쇼핑업계에서 방송매출과 시청률 1위 사업자다. 이에 따라 홈쇼핑업계의 숙원 중 하나인 송출수수료 인하는 더욱 묘연해졌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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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LG유플러스 송출수수료 분쟁 합의…현대홈쇼핑 사실상 패
지난해 13개 홈쇼핑·데이터방송사 송출수수료 1조6천억…2012년 두배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와 LG유플러스가 송출수수료 분쟁을 합의했다고 통보해왔다”며 “이에 따라 이번 조정 신청은 합의로 종결됐다”고 지난 13일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10월 방통위에 LG유플러스와의 송출수수료 협상에 대한 분쟁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송출수수료를 30% 인상했음에도 LG유플러스가 올해 송출수수료를 또다시 20%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출수수료는 방송사들이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내는 채널 사용료를 말한다.

홈쇼핑사들은 매년 케이블·위성·IPTV사업자 등 유료방송사업자들과 협상을 벌여 방송채널을 할당받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한다. 수수료가 높을수록 주요 채널번호를 할당받는 식이다.

홈쇼핑사들의 송출수수료는 매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자료에 따르면 국내 13개 일반홈쇼핑·데이터홈쇼핑업체가 지난해 97개 유료방송(케이블·위성·IPTV) 사업자들에게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총 1조6천337억원이다.

지난 2012년(8천702억원)과 비교하면 6년만에 두배나 상승한 금액이다. 직전해인 2017년(1조3천874억원)에 비해서도 17.7% 많다. 이는 홈쇼핑업체들의 지난해 방송매출 증가율(11.8%)을 뛰어넘는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지급한 송출수수료가 2천8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 ‘빅4’로 불리는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 롯데홈쇼핑, GS홈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200억원에서 1천3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이에 홈쇼핑사들은 정부나 정치권에 송출수수료 인사를 요구해왔다.

조순용 한국홈쇼핑협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매출의 절반을 송출수수료로 내고 있다”며 “송출수수료가 높아지면 홈쇼핑 회사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호소했다.

조순용 협회장은 이어 “홈쇼핑 회사들이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버티고 있는데, (앞으로도) 견디도록 해달라”며 “송출수수료가 높아지게 되면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지, 판매수수료를 전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훈 의원과 노웅래 의원 등이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올해 2월부터는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한국T커머스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등이 참여한 송출수수료 협의체가 발족됐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홈쇼핑업계 1위 사업자인 반면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수 기준 IPTV업계 3위 업체다.

방통위의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자료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홈쇼핑방송매출은 6천669억원이다.

이는 2017년 홈쇼핑방송매출(7천87억원) 보다 5.8% 줄어든 것이지만 국내 13개 홈쇼핑·데이터홈쇼핑업체 중 가장 많다.

현대홈쇼핑은 또 지난해 0.231%의 시청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0.241%) 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7월 CJE&M과 합병한 CJ오쇼핑을 제외한 주요 홈쇼핑·데이터홈쇼핑업체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반면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수는 올해 10월 기준 440만명으로 KT(664만6천명), SK브로드밴드(511만1천명) 보다 낮다.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막대한 송출수수료는 중소협력사들에게 부담을 주고 결국 판매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홈쇼핑방송 시청자가 온라인쇼핑 시장의 성장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송출수수료는 늘어나고 있다”며 “여기에 판매수수료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높이지 못해 업계 전체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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