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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0원짜리 5G폰, 돈 내고 사면 ‘호갱’

기사승인 2019.05.27  11: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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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무실 단통법…페이백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 받고

   
▲ 26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를 위한 상담을 받고있다.<사진=진명갑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휴대폰 판매 상담원이 “이 가격에 맞춰 드릴게요”라고 말하며 ‘0’이라는 숫자가 입력된 계산기를 소비자들에게 보여준다.

판매원들이 금액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계산기를 사용해 상담하는 이유는 녹취를 피하기 위해서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금액을 직접 언급하면 상담이 즉시 종료된다는 말도 있다. 암거래처럼까지 보이는 이 장면은 26일 방문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서 심심찮게 보였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는 수십여곳의 휴대폰 판매점들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는 최신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 혹은 ‘0원’에 구매 가능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일명 ‘빵(0)집’이라고 불린다.

특히 최근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비롯해 일부 지역의 매장에서는 백만원이 훌쩍 넘는 5G 스마트폰을 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높은 공시지원금을 내걸고 있는 가운데 매장 지원금까지 더해져 0원에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S10 5G(256GB) 모델은 139만7천원의 출고가로 SK텔레콤의 경우 최대 공시지원금 68만원과 9만4천원의 추가 지원금을 더해도 소비자가 67만2천500원을 부담해야 한다.

   
▲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0원에 구매가능한 갤럭시 S10 5G 모델은 SK텔레콤 홈페이지에서 다이렉트샵 판매가로 67만2천500원에 판매되고 있다.<사진=T월드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본지 기자가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휴대폰 판매점 8곳에서 상담한 결과 6개의 매장에서 5G 스마트폰 ‘갤럭시 S10 5G’와 ‘V50 ThinQ’를 0원에 판매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0원 조건을 내건 판매점들은 5G 스마트폰을 2년 사용 후 반납하는 것과 공시지원금을 받고도 소비자가 부담해야 될 잔여 할부금을 매장에서 지원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또 현재 사용 중인 기기에 잔여 할부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페이백을 통해 지원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한 판매점 상담원은 “사실 페이백을 주지 못할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불법 보조금 신고가 조금씩 나오고 있어 지금은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5G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현재 사용 중인 기기를 높은 금액에 매매해주겠다며 제안했다. 사실상 중고폰 매매를 명목으로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인 셈이다.

판매 상담원의 말처럼 최근 불법 보조금으로 인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수위 높은 관리 감독으로 페이백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LG전자의 5G 스마트폰을 0원에 구매하고 추가로 페이백을 받았다는 ‘마이너스폰’ 구매 후기도 인터넷에 게재됐다.

하지만 방통위의 감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 않아 단통법 자체가 유명무실한 상태다. 또 보조금 지원 문제가 불거지면  그때서야 관리 감독을 강화해 시기에 따라 일부 소비자는 페이백을 통해 저렴하게 5G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다른 소비자들은 비교적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상황이다.

물론 일부 판매점들은 이를 악용해 현금 지원을 약속하고 판매한 뒤 지원해 주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일각에서는 이런 피해사례 방지를 위해 단통법을 더 강화해야한다는 의견과 오히려 양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운동 당시 ‘가계 통신비 부담 절감 8대 정책’을 발표했다. 주 내용 중에는 단말기 지원금 상한선 폐지가 포함됐다. 사실상 단통법 폐지다.

이에 자급제폰 활성화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방통위의 허술한 관리 감독으로 각기 다른 지원원금을 제공해 동일 기기를 구매하더라도 시기에따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천지차이다.

휴대폰 판매업자들도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과 단통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특히 판매점이 밀집되지 않은 곳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판매업자들의 경우 오히려 높은 지원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지 못해 5G폰 0원 대란 속에서도 판매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다른 판매점에서 지원금을 제공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어 지원금을 제공하지 못하면 손님을 다른 매장에 뺏기기 때문이다. 또 불법이라고 규정된 지원금을 제공하는 판매점들의 경우 언제 신고받을지 모르는 부담감을 떠안고 장사하고 있다.

한 판매 상담원은 “소비자들에게 매장 지원금을 통해 소비자가 저렴하게 구매가능한 조건을 제시해도 불법 보조금 신고를 받아 하루 내지는 이틀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될 경우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진명갑 기자 jiniac@finomy.com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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