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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시장

기사승인 2019.04.18  13: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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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1960년대 초반만 해도 도회지에 있는 시장은 소위 ‘아사리 판’이라는 비속어가 딱 어울리는 곳쯤으로 통했다. 온갖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집합체였다. 개중에는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협잡질을 하기 위한 패거리도 섞였다. 야바위꾼들도 드물지 않았다. 풍각쟁이들도 있었다.

재담을 섞어 손님을 끌어모으는 호객꾼들이 재미를 보던 시절이었다. 싸구려 난장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이기도 했다.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이 아닌 상인이 드물던 때였다. 거짓말인지 뻔히 알면서도 돈 주고 물건을 사고팔던 시절이었다.

신용은 그 당시에도 상인의 최고 덕목이었다. 그러나 정작 시장판은 협잡꾼들의 안마당이었다. 그러면서 해가가고 세월이 차츰 바뀌고 있었다. 사람도 얼굴이 달라지고 있었다. 시장판도 옛날과는 사뭇 달라졌다. 흥정이 사라지고 공정이 생명인 거래마당으로 변화한 것이다.

거짓은 시장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바꿔 말하면 시장에서 거짓말이나 행위를 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공정한 세상이 된 것이다. 시장이 그런 풍토로 바뀐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누가 나서서 그런 운동을 해서 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누가 정치를 잘해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니다. 자연의 이치라는 말이 맞다. 거짓을 해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자연현상이 차츰 득세를 하면서부터 상인들이 스스로 체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은 물건만 팔고사는 생존경쟁 마당이 아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배우고 가르치는 곳이라고 했다. 스승이 있는가하면 학생도 있는 곳이 시장이라는 곳이다. 남녀노소가 평생 생활하면서 배우고 익히는 곳이 시장이란다.

배움의 높낮이도 학식의 고저도 다양한 곳이 시장이다. 시장에서 배우고 얻고 나누지 못하는 삶이 어디 있겠느냐는 철인의 자문자답은 그래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시장이 바뀌듯 모든 것이 변화한다. 이는 모든 것이 시장이라는 곳을 거치면서 그 원리에 의해 변화된다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바뀌지 않으면 도태된다. 해서 변화를 변질로 인식하는 생각으로는 살아낼 수 없다. 세상이 바뀌는데 독야청청한들 생명을 버텨낼 까닭이 없다. 왕조시대 충절이야기가 아니다. 시장의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적어도 시장을 이끌어나가고 우리네 삶을 도모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달라야 한다. 골목시장 사람들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모색해가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어서다.

다시금 싸구려타령으로 고객을 유혹하던 시대가 아니다. 투기질 하듯 물건을 막 팔아먹는 시대가 아니다. 굶어죽는 줄 모르고 패악질 하는 시대도 이미 아니다. 세계가 모두 돌아선, 유행이 훨씬 지난 낡은 생각으로 시장을 누빌 일이 아니다.

적어도 나라를 경영한다는 위정자들이 고루한 생각에 빠져있다는 것은 상인이 장사해 먹기 싫다는 생각과 다름 아니다. 달리할 일이 있다고 해도 생업을 투기하듯 할 일도 아니다.

돌아서야 한다. 달라져야 한다. 옳은 일이라고 믿었다 해도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 고객이 아니라는데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 TV에서 미국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우리대통령 관련 뉴스가 나도는 요즘이다.

콩나물가게 아저씨가 떠오른다. 그는 이 뉴스를 보면서 시장과 거짓말이 어떤 관계인가를 생각했다고 한다. 콩나물가게 아저씨의 엉뚱한 모습이 떠오르는 즈음이다.

권희용 nw2030@naver.com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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