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신임행장 “은행 본질에서 벗어나 데이터기반 정보회사로 거듭날 것”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 “왼쪽에는 디지털, 오른쪽엔 글로벌 날개를 달고 끊임없는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
지성규 신임행장이 21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신축본점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레드오션 상태인 국내 은행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보 회사’로 탈바꿈의 포부를 밝혔다.
지 신임행장은 “빠르게 변하는 무한경쟁 시대에는 장벽 없는 협업 문화 구현을 통한 은행의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한정된 영역에서의 첨예한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을 끌어 올리는 것만이 현재 은행 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지 신임행장은 취임 직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실천과제로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한 데이터기반 정보회사로의 본질 변화, 글로벌 현지화 경영과 이종산업과 협업 확대를 통한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뱅크 도약 등을 제시했다.
특히 지 신임행장은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디지털 전환’ (DT, Digital Transformation) 작업과 관련해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이종사업과의 협업과 유화를 강조했다.
지 신임행장은 “DT 작업에 있어 전통적인 업에 디지털을 가미하는 방식에 벗어나 기존 국내 은행들이 꿈꾸지 못했던 이종사업과의 결합, 결합을 넘어서는 융합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지 신임행장은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 ‘라인’의 합작처럼 전혀 다른 산업이라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손을 잡을 것”이라며 “최근 사례로는 4월부터 대만에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를 시작하는데 이는 새로운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신임행장은 글로벌 시장 미래 타겟으로는 ‘신남방’을 지목했다.
지 신임행장은 “KEB하나은행의 중국과 인도네시아 사업 부분은 많이 성숙해졌다”며 “새로운 진출보다는 이미 투자한 부분의 수익을 어떻게 극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중이며 올해, 내년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임기 2년동안은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와 미래 중국시장의 역할을 할 인도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10년 전 하나은행이 중국에 가장 앞서 진출했던 것과 같이 신남방 진출에 대해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은행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국내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분위기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지 신임행장은 1963년생(만 56세)으로,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 취임 당시 나이보다 3살 젊으며 현재 시중은행장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지 신임행장은 “중국 길림은행 근무 당시 50대 초반이었는데 39살 행장을 모시고 일한 경험이 있다”며 “나이라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 연령 보다 정신적으로 얼마나 젊고 유연한 사고를 가졌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세대교체’라고 하는 것은 연령의 교체가 아닌 어떤 새로운 생각 새로운 방식으로 펼쳐나가는 것의 변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세대교체는 더 이상 전통방식으로 새로운 시장, 수익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시대적 요구에 의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사고가 유연하고 다양한 글로별 경험이 있는 제가 주역이 돼 직원들과 새로운 시간들을 함께 나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지 신임행장은 “통합은행이 출범한 지 3년 7개월 동안 진정한 원 뱅크(One Bank)를 이루며 매년 뛰어난 실적을 갱신해 온 함영주 초대 은행장께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며 “조직과 구성원 모두가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KEB하나은행을 만들기 위해 혁신의 페달을 힘차게 밟아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함께 진행된 취임식에서는 지 신임행장이 강조한 ‘디지털’과 ‘글로벌’을 표현한 디지털 세리머니가 진행 됐다.
먼저 KEB하나은행의 인공지능 비서인 ‘하이(HAI)’가 출현해 세리머니에 대한 설명을 함으로써 디지털 전환을 향한 의지를 표현했다.
또 지문 인식 방식을 활용해 세계 각지에 진출해 있는 KEB 하나은행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형상화함으로써 디지털의 날개를 달고 글로벌로 나아가자‘는 지성규 은행장의 의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