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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용 칼럼] 시장에 봄은 오는가

기사승인 2019.03.21  10: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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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철근과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회지에도 봄은 온다. 봄은 도심변두리 서민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시장거리부터 찾아든다. 달래, 냉이, 고들빼기, 돌나물 등속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노점을 지키고 있는 주인이나 장을 보는 아낙네들 모두가 구면이다. 통성명할 것도 없이 두런두런 흥정부터 한다. 수삼 년 낯익은 고객들이다. 언제부터인가 외상거래도 하는 단골도 한둘이 아니다. 아무리 삭막한 도회지 인심이라고는 해도 먹을거리를 사고파는 시장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에서 선택되는 말과 시늉 속에 세상 이치가 묻어난다. 많이 배워 높은 식견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그런 게 아니다. 때 끼고 먼지 묻어 냄새나는 이야기 속에 그들의 시름과 고통이 고스란히 엿보여서다. 위정자들이 짐짓 무서워하면서 또 무시하기 일쑤인 이른바 민심이 그것이다.

콘크리트 갈라진 틈새를 비집고 여린 잡초가 얼굴을 내미는 봄의 이치 속에 세상의 변화가 담겨있기 마련이다. 올 봄 같은 바닥도 드물단다. 요즘 자주 듣는 ‘장마당 민심’ 가운데 하나다. 냉큼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경제대책을 두고 쌈박질하는 소리만 요란하단다. 그것도 어느 틈에 잦아들기 무섭게 시국사건이 터져 나와 뉴스 판을 뒤덮는 식이다. 참 묘하게도 그러길 연초부터 줄곧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경제문제는 아예 뒷전으로 밀려났다. 미-북간 하노이 회담이 온통 정국을 장악했었다. 회담은 깨졌고 문제는 고스란히 남았다.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그 공이 우리한테 넘어왔단다. 대통령의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운전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운전을 잘해서 미국과 북한 그리고 우리가 공평한 평화를 일구는 일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번 회담이 물거품만 되지 않았어도 그의 인기는 올라갈 수도 있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친 회담에서 우리 쪽 의사에 대해 정작 ‘우리’는 투명하게 알지 못했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매스컴을 통해 각자 주장하는 것들만 어설프게 주워들었다. 그것도 이른바 시청률이 바닥이라는 공영 비슷한 매체들과 요즘인기를 끌고 있다는 인터넷 매체의 주장이 사뭇 다르다. 그러니 ‘우리’는 혼란스럽다.

경기는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데 이 정부는 뭔가를 자꾸 북에 퍼주지 못해 안달이란다. 그러지 않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유엔도, 미국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벌써부터 경고했다. 국제공조를 마다할 까닭이 없어보였다. 그런데 이 정부가 미심쩍은 일을 방치하고 조장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대통령은 ‘우리’의 마음처럼 경제문제에 관심을 쏟았으면 좋으리라. 시점도 그럴듯할 때다. 그런데 그의 드라이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소득을 높이고 희망을 잃어가는 청년들을 어루만지는 손길이 없다. 주인공도 대통령이 아닌, 봄바람에 언 손이 찬 청년들의 마음을 진정 어루만지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그런 나라를 일구는 세상을 갖고 싶다. 이제는.

가짜가 아닌 진짜를 만나고 싶다. 적어도 가짜여서는 아니 될 이 나라의 정체성에 금이 가지 않는, 그런 노릇을 할 사람들과 말이다. 그들과 소통하고 싶어서다. 장마당 사람들의 목마른 생각이 그것이다. 시장에 정녕 봄은 오는가를 묻는다.

권희용 nw2030@naver.com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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