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이트 독점한 발포주 시장에 경쟁제품 필굿 출시

오비맥주가 2월 중부터 판매를 개시할 ‘필굿’과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필라이트’(왼쪽부터). <사진=각사취합>
오비맥주가 2월 중부터 판매를 개시할 ‘필굿’과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필라이트’(왼쪽부터). <사진=각사취합>

[현대경제신문 신원식 기자] 오비맥주가 발포주 ‘필굿’ 출시를 예고하면서 ‘필라이트’가 독점하고 있던 발포주 시장에 경쟁상대가 생겼다.

오비맥주는 발포주 신제품 필굿을 출시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는 오비맥주 이천공장에서 355ml와 500ml 제품 두 종류로 생산되며 2월 중순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통해 유통된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발포주는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가 독점하고 있다. 지난 2017년 4월 출시된 필라이트는 맥주와 맛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점을 내세웠다. 필라이트는 출시 1년 반 만에 3억캔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발포주 탄생에는 주세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발포주는 맥주와 맛은 유사하지만 맥아 비율이 낮아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현 주세법상 맥주는 72% 세율이 적용되지만 기타주류 세율은 30%에 불과하다. 세금이 낮은 만큼 판매가도 저렴해 기존 맥주와 달리 ‘12캔에 만원’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수입맥주 강세로 하락세를 걷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발포주는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맥주 수입금액은 3억970만달러(약 3천500억원)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로는 20%를 차지한다.

필굿은 필라이트가 쌓아 온 발포주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했다. 아로마 호프를 이용한 제조공법을 비롯해 12캔에 만원이라는 가격까지 유사하며 이름 ‘필’에 적용되는 철자 역시 Fil로 비슷하다. 디자인에도 유사한 점이 많다. 코끼리 캐릭터와 초록색 배경을 활용한 필라이트 디자인에 맞춰 필굿은 고래 캐릭터와 파란색 배경으로 패키지를 구성했다.

오비맥주는 “사전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연상할 수 있는 콘셉트를 최대한 반영했다”며 “패키지 디자인은 발포주 카테고리 일관성을 갖추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발포주 시장은 업체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라며 “상대적으로 세율도 낮아 놓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본에서 경기 불황기에 발포주가 큰 인기를 얻은 선례가 있어 한국에서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한 제품이 독점하던 분야는 시장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필굿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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