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지분 43%…내부거래로 덩치 키운 뒤 상장 추진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현대무벡스(옛 현대유엔아이)가 현대그룹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의 수혜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무벡스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 일가 지분이 많은 곳이다.

현대무벡스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라 결과적으로 그룹 내부거래를 통해 회사를 키운 뒤 상장하는 모양새를 띄게 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이외 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등 사례분석–3호’에서 현대그룹의 현대무벡스를 일감 몰아주기 수혜기업으로 꼽았다.

현대무벡스는 시스템 자문과 소프트웨어(S/W) 개발·공급,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시스템통합(SI) 등을 하는 회사다. 지난 2011년 8월 현대글로벌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분할 당시 사명은 현대유엔아이다. 올해 3월 물류자회사인 현대무벡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현대무벡스(옛 현대유엔아이)는 지난해 매출 777억원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현정은 회장 일가 지분이 많다.

현정은 회장 지분이 43.52%로 가장 많고 현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와 현 회장의 장남인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 현 회장의 차녀인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이 각각 5.49%와 0.25%, 0.19% 보유하고 있다.

또 현대엘리베이터도 이 회사 지분 30.51%를 갖고 있으며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현대상선도 지분 18.95%를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실적의 상당부분을 현대그룹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로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57.5%인 447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고 2016년에는 매출(1천81억원)의 46.5%인 503억원을 계열사에서 벌었다.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현대상선으로부터 벌어들인 금액이 각각 256억원과 294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글로벌이 매입해준 실적도 상당하다.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작년과 2016년 각각 94억원과 80억원이며 현대글로벌이 올려준 실적은 각각 56억원과 16억원이다. 현대아산으로부터 올린 매출도 각각 12억원, 11억원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2016년과 작년 실적에서 옛 현대증권(현 KB증권)과 현대상선의 매출을 제외하면 내부거래비율이 각각 28.47%, 34.41%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회사가 현대그룹 산하에 있던 2015년과 2014년, 2013년의 현대무벡스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26.88%, 28.56%, 27.93%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글로벌은 현정은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각각 23.7%와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이다. 현정은 회장은 두 회사 지분을 각각 7.9%, 91.30% 보유 중이다.

현대무벡스는 현재 합병을 계기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비상장사가 그룹 내부거래로 성장한 뒤 우량 자회사와 합병해 사업성도 강화하면서 상장으로 덩치도 키우는 셈이다.

현대그룹은 현대무벡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올해 4월 이뤄진 합병으로 올해부터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경제개혁연구소에서) 나온 보고서는 옛 현대유엔아이가 하던 사업을 두고 나온 것”이라며 “옛 현대유엔아이가 현대무벡스를 합수합병하면서 이런 일감 몰아주기 부분은 해소돼 무의지해진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