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셀트리온 등 개별기업 이슈에 업계 전체가 흔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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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제약·바이오업계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이슈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셀트리온과 코오롱생명과학이 각각 에이즈치료제 개발과 대규모 기술수출로 업계 전체가 힘을 받는가 싶더니 하루 뒤인 20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당하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갑질’ 의혹이 제기돼 분위기가 한순간에 차가워졌다.

21일에는 코오롱티슈진이 미국에서 신약의 임상3상에 돌입하고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 의사를 밝혀 흐름이 또다시 반전됐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무릎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임상3상을 개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임상3상은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 임상3상은 2020년 상반기 마무리될 전망이다. 임상 3상이 끝나면 판매허가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제약·바이오 기업은 4년간 영업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대부분의 제약·바이오기업에 큰 호재다.

한국바이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해 말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902개 바이오기업 중 251개사가 아직 매출 발생 이전 단계며 매출이 발생한 기업 651곳 중에서 354곳은 아직 손익분기점에도 도달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루 전인 20일에는 제약·바이오업계에 악재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JTBC 뉴스룸은 대한항공 내부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서정진 회장이 항공사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규정에 어긋나는 요구를 하는 등 ‘갑질’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서 회장이 지난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천으로 오는 대한항공 여객기 1등석에 탑승한 뒤 이코노미석에 탄 직원들을 1등석 전용 바(bar)로 불렀지만 여객기 사무장이 이코노미석 승객은 바에 들어갈 수 없다고 제지하자 막말을 하고 보복을 했다는 내용이다.

서 회장이 승무원에게 반말과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젊고 예쁜 승무원도 없다”는 등 외모 비하성 발언을 하고 라면을 일부러 세차례나 다시 끓이도록 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셀트리온은 JTBC 보도 후 즉각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 형식으로 해명자료를 올리고 제기된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이 회사와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는 21일 모두 하락 마감했다.

20일에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악재가 세개나 더 튀어나왔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하고 올해 초부터 시작된 제약바이오주 테마감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 정부가 제네릭(복제약) 출시 규정을 강화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로 인해 이날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26% 내린 1만1천205.43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루 전인 19일만 해도 제약바이오업계는 분위기가 좋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먼디파마와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사진)에 대한 일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계약의 총금액은 6천677억원(5억9160만달러)에 달한다. 국산 의약품의 단일국가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셀트리온은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에이즈 치료제인 ‘테믹시스정’의 판매를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24조원 규모의 미국 에이즈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는 호재다.

이 같은 호재 덕분에 코스피 의약품업종지수는 이날 212.03포인트(1.92%) 오른 1만1천234.27에 마감했고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도 275.52포인트(3.04%) 상승한 9천328.64로 장을 마쳤다.

이처럼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외부 이슈에 민감한 것은 그만큼 자체적인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바이오업체들은 단 1개의 신약만 보고 회사를 창업한 케이스”라며 “신약이 개발돼 출시되고 실적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수년씩 걸리기 때문에 그전에는 재무상태가 나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외부 이슈에 흔들리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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