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보험사 “한 숨 돌릴 수 있는 시간”
대형·외국계 보험사 “비용부담 가중에 경쟁력도 떨어져”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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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연기가 확정됐으나 이에 대한 보험업계 반응은 엇갈린 모습이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IFRS17을 대비할 시간을 벌었다는 입장이 주를 이루나, IFRS17 대비에 무리 없던 일부 대형·외국계 보험사들의 경우 오히려 도입 연기가 비용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지적이다.

16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 14일 정례회의를 열어 IFRS17 시행 시기를 1년 연기한 2022년으로 확정했다.

금융당국은 “동 시행시기의 연기로 인해 보험사들이 늘어난 준비기간 동안 새로운 결산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중소형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대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부채를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 하는 IFRS17에 앞서 자본확충, 전문인력·회계시스템 구축 등에 열을 올려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2016년부터 올 3분기까지 3년간 전체 보험사 총 자본확충 규모도 9조1천120억원에 달했다.

중소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IFRS17 도입 1년 연기가 충분한 시간이라고는 볼 수 없어도 준비 기간이 늘어났기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형사들과 외국계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연기가 달갑지만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021년에 맞춰 IFRS17 도입 대비를 마무리 짓고 있는 대형·외국계 보험사들의 경우 기존 회계시스템과 IFRS17 회계시스템을 1년 더 운영해야하는 만큼 비용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지급여력(RBC)비율이 양호한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연기로 인한 자본확충 계획을 수정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3대 대형 생명보험사로 꼽히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6월말 기준 RBC비율은 304.5%, 219.7%, 282.8%로 감독기관 권고치 150%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의 RBC비율은 432.3%,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360.5%, 라이나생명은 321.1%으로 대형 보험사보다도 높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 대비가 미흡한 일부 중소형사들을 제외하면 1년 도입연기가 보험사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며 “IFRS17 도입 대비에 무리가 없던 보험사들의 경우 도입 연기는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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