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지주 회장 겸직 가능성까지 제기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DGB금융그룹 혁신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개혁의 상징이라 볼 수 있는 인적 쇄신을 두고 내부갈등만 극에 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업계 따르면 DGB대구은행 차기 행장 선출이 자칫 해를 넘길 전망이다. 

지주 주도 인사시스템 개편에 대해 그룹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 내부에서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탓으로, 현재 대구은행은 박인규 전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 사퇴 후 박명흠 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되고 있다.

앞서 DGB금융그룹은 박인규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개입 의혹 등 불미스런 사건들에 연루되며 자리에서 물러나자,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장 및 하나생명 사장 등을 역임했던 김태오 신임 회장을 그 후임으로 선출했다.

지난 5월 취임한 김 회장은 취임 일성을 통해 DGB금융 혁신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고, 지주 내부는 물론 지역 여론에서도 김 회장 취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학연·지연을 우선시 해온 지역은행 특유 순혈주의가 김 회장 취임과 함께 종식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

그러나 김 회장 취임 후 5개월이 지난 현재 DGB금융 내부에선 김 회장 주도 혁신 및 선진화 방안에 대해 기대보단 우려와 불신만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DGB금융의 모태인 DGB대구은행에서 지주 주도 혁신안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포함 그룹 계열사 임원 추천권을 지주 이사회에 부과키로 하자 은행 이사진에서 혁신안 거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주 측이 대구은행 새 행장 인선 조건으로 ‘금융권 임원 경력 5년 이상’ ‘은행 사업본부 임원 2개 이상’ ‘지주사 및 금융사 임원 경력’ 등을 제시한 것 관련 김태오 회장의 ‘꼼수’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대구은행 내부 인사 중 차기 행장 인선 조건을 충족하는 이가 전무, 사실상 외부 인사 수혈을 위한 인선 기준 아니냐는 것이다.

혁신안 마련 과정에서 내부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점 또한 김 회장과 지주 임원 중심 독단적인 결정이란 비난을 낳고 있다,

일각에선 “차기 행장 인선 기준에 충족한 인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김 회장이 전임 회장과 마찬가지로 행장을 겸직, 지주 및 은행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대구은행 노조에서도 김 회장 주도 혁신안에 대해 “조직원들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며 “은행장 추천권을 지주가 가져가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김태오 회장은 혁신안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구조되고 있는 것 관련 “선진화는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문화와 지배구조 구축의무에 따른 것”이라며 조직 장악 및 행장 겸직 의도 등에 대해 강력 부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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