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스케어·종근당·LG화학·셀트리온 등 도전장
日정부, 인구고령화에 재정절감 위해 문호 넓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셀트리온과 CJ헬스케어, LG화학, 종근당 등 국내 제약사들이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자엥 연이어 진출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인구 고령화로 재정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에 문호를 열어주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일본에서 항암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 판매를 시작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지난해 4월 일본 후생노동성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만이자 2014년 7월 램시마 판매를 시작한 이후 4년여만이다.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허셉틴이다. 허셉틴은 제넨텍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유방암·위암 치료제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71억8천만달러(약 7조7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일본 허셉틴 시장은 4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니폰카야쿠와 허쥬마를 공동판매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일본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우호정책을 고려한 마케팅전략과 영업활동 등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허쥬마 판매를 확대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들어 연이어 진출한 곳이다.

LG화학은 지난 5월 말부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에타너셉트 BS [MA]’를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

에타너셉트는 LG화학이 지난 3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은 유셉트의 일본 버전이다. LG화학의 첫 항체 바이오의약품이자 일본에서 출시된 첫 번째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접근성 강화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일본에 수출했다. 종근당은 지난 4월 미국 글로벌제약사의 일본법인과 빈혈치료제인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을 일본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CKD-11101은 다베포에틴 알파를 주성분으로 하는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 치료에 사용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연내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헬스케어도 일본에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수출한 곳이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9월 일본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인 YL바이오로직스와 EPO CJ-40001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EPO는 만성 신부전환자의 빈혈·고형암의 화학요법에 사용하는 빈혈치료제다. CJ헬스케어는 주 3회 투약해야 하는 기존 1세대 EPO보다 투약 횟수를 주 1회 또는 2주 1회로 줄인 2세대 EPO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해왔다. 이 약의 오리지널 제품은 네스프다.

세계 EPO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으로 8조원에 이른다. 그중 2세대 EPO 시장은 약 3조원이다. 일본 시장 규모는 6천억원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처럼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는 것은 현지 정부의 규제 완화 탓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바이오시밀러 허가대상 물질을 2020년 말까지 2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규제 완화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정부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등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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