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송금, 1년 새 4배 성장…전자금융업자가 97% 점유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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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간편송금 시장이 신규 전자금융업자를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자 은행들이 송금 서비스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며 관련 서비스 및 혜택 강화를 통한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간편송금이란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 등 보안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의 송금 서비스를 대체해 보안카드 또는 1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없이 비밀번호 등 간편 인증수단을 이용한 송금서비스를 의미한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송금 이용건수는 2억3천633만건으로 2016년 5천113만건 보다 362.2% 늘어났다. 간편송금을 통해 거래된 금액도 11조9천541억원으로 전년(2조4천413억원)보다 390% 가까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예상되는 간편송금 규모는 이용건수 3억9천만건, 이용액수 28조원에 이른다.

간편송금 시장은 신규 전자금융업자가 지배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 2개사가 대부분(지난 5월말 금액기준 96.4%, 건수 기준 97.0%)을 점유하고 있다.

간편송금의 빠른 성장에 은행들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전자금융업자는 간편송금 서비스 제공 시 은행에 건당 비용(150~450원)을 지불하고 있어 수수료 수익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간편송금 서비스로 성장한 전자금융업의 금융플랫폼이 향후 소비자 금융을 연계 제공하는 등 신규 수익 영역을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자사 모바일플랫폼에 간편송금 서비스를 탑재하며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이미 포화돼있는 시장상황으로 인해 송금 영역을 확대하고 추가 기능을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문자메시지(SMS)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대화방식으로 간편송금을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HAI(하이)뱅킹’을 내놓았다.

KB국민은행의 경우 해외송금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당일 수취가 가능한 빠른 송금으로 고객이 송금의 진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KB GPI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지난 16일에는 인도네시아 루피아(IDR)로 직접 송금이 가능한 ‘KB 인도네시아 IDR 바로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IBK기업은행은 아이폰에서 모바일뱅킹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문자메시지 창(iMESSAGE)과 음성비서(siri)에서 송금이 가능한 ‘메시지뱅킹’과 ‘보이스뱅킹’을 제공 중이다.

메시지뱅킹은 (iMESSAGE)에서 계좌번호와 금액을 입력하면 간편비밀번호와 생체인증(지문 또는 얼굴)만으로 송금이 가능하며 보이스뱅킹은 siri에서 “OO에게 2만원 보내줘”, “내 통장에 얼마 있니” 등의 명령어를 말하고 생체인증을 거치면 송금과 잔액조회가 가능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 여부가 논의되면서 소액결제에 간편송금이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은행 고유 업무인 송금 서비스 주도권을 전자금융업자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혜택 및 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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