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물 경찰조사 받아…감정인 다툼도 해소단계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보톡스) 균주 유출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메디톡스 전 직원이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쟁점인 균주 포자 감정에 밀려 증인 채택이 불발됐지만 향후 재판에 적지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두 회사의 균주 동일성을 확인할 감정인으로 외국 저명인사가 낙점됐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동관 581호 법정에서 열린 영업비밀침해금지 청구소송 4차변론에서 대웅제약 변호인은 “(이 사건 핵심 당사자인) 서모씨가 지난 1월 경찰 조사를 받았고 최근에는 (또다른 당사자인) 이모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톡스 원료인 균주의 출처를 두고 2년 가까이 분쟁을 치르고 있다.

시작은 메디톡스의 문제 제기였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지난 2016년 말 “대웅제약이 균주의 전체 염기서열 370만~380만개 중 독소와 관련한 1만2천912개를 공개했는데 이는 모두 메디톡스와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신 원료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06년 국내 최초의 보툴리눔 톡신 A형 제제인 ‘메디톡신’을 개발, 현재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보다 늦은 2014년 4월 보톡스 주사제인 나보타를 출시했다. 대웅제약은 현재 70여개 국가에 나보타를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미국에서 임상 3상을 통과했다. 지난해 5월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메디톡스 전 직원인 이씨가 친분이 있었던 대웅제약 직원 서씨에게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한 정보와 의약품 제조공정 등 일체의 정보(Master Record)를 전달하고 12만달러(1억3천5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서씨와 이씨는 이날 변론에서 대웅제약 변호인이 언급한 2명이다.

경찰은 메디톡스의 진정을 받고 이 분쟁을 조사했다가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지만 현재 수사를 재개한 상태다.

이에 대웅제약 변호인은 “메디톡스는 이씨가 미국으로 도피했다고 하는데 최근 듣기로는 이씨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며 “이씨를 증인으로 신청해서 메디톡스가 (도용을) 입증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의 또다른 변호인은 “메디톡스는 서씨와 이씨가 경찰 조사를 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서씨와 이씨는 이미 조사를 받았고 관련자들도 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균주 포자 감정이 의혹 해소에 적합하다고 보고 감정인으로 프랑스 사노피파스퇴르의 저명한 인사 P씨를 초빙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다만 P씨의 감정기간과 방법, 검증 수단 등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변론에서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변호인들이 상대방을 강하게 비판하고 기존 주장을 반복하거나 논점을 흐리는 발언을 이어가 재판부의 제지를 받는 촌극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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