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계약 만료, 지배구조 개편 등
브랜드 이미지 실추 우려 있으나 실적에는 긍정적 효과 기대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ING생명에 이어 현대라이프까지 보험사들의 사명이 잇따라 변경될 예정이다. 상표권 계약 만료, 대주주 변경, 지배구조 개편 등의 이유에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의 새 사명으로 푸본현대라이프와 푸본현대생명이 거론된다.

현대라이프가 사명변경에 나서는 것은 이달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 대주주로 변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는 이달 말 3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 한다.

증자에는 푸본생명과 현대커머셜이 참여한다. 증자 완료시 푸본생명은 현대라이프 지분 62.4%를 보유,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현재 푸본생명은 현대라이프 지분 48.62%을,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은 30.28%, 20.37% 각각 보유하고 있다.

ING생명도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한다.

ING생명은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변경을 승인한 후 실무 절차를 거쳐 내달 3일부터 새로운 회사명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사명변경은 ING생명 브랜드 상표권 계약이 올해 12월 만료됨에 따라 추진됐다.

앞서 ABL생명과 DB손해보험도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되며 ABL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DB손해보험의 현재 사명은 상표권을 갖고 있는 전(前) 계열사 동부건설의 계열분리에 따라 동부그룹이 DB그룹으로 사명이 바뀐데 기인했다.

보험사들의 사명 변경은 대부분 불가피하게 추진된 면이 크지만 향후 인지도 하락, 판관지 증가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험 상품을 팔려면 보장 내용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회사 인지도가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사명 변경에 따른 리브랜딩 비용도 만만찮다. ING생명은 홍보·마케팅 비용, 지점 간판 변경 비용 등 리브랜딩 비용으로 25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아직 사명변경에 따른 리브랜딩 예산은 측정되지 않았다”며 “보험사들의 사명변경에 따른 비용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사명 변경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새로운 사명을 알리기 위한 홍보효과와 더불어 바뀐 사명이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이다.

상품판매에 ‘오렌지’의 단어를 활용해왔던 ING생명의 경우 이번 ‘오렌지라이프’ 사명변경으로 고객들이 회사를 이전보다 쉽게 연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공략했다.

ABL생명과 DB손해보험은 사명 변경 이후 실적이 개선되기도 했다.

ABL생명은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 26억원으로 3년만에 흑자 전환, 연환산보험료는 직전 년도 대비 2.4배 성장했다.

DB손해보험은 사명 변경 후 첫 달인 지난해 12월 원수보험료 1조919억원으로 월 기준 최고치를 달성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사명변경은 인지도 실추, 리브랜딩 비용 등의 단점도 있지만 시장점유율(MS) 측면에서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명변경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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