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 공기업 등에서 AI면접 실시
생소한 방식에 참고 사례 없어 타 기업 후기에 의존

AI면접 자기소개 및 게이미피케이션 예시.<자료=유튜브>
AI면접 자기소개 및 게이미피케이션 예시.<자료=유튜브>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정보통신기술(IT) 기업에서 주로 행해지던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 면접 시스템(이하 AI면접)이 금융권에도 속속 도입되기 시작했다.

AI면접은 기업 특성에 맞춰 입력된 자료를 기초로 자기소개, 인성검사, 상황질문, 게이미피케이션 등을 통해 지원자의 얼굴 표정, 얼굴색 변화, 음성의 높낮이와 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지원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업무 능력은 어떠한지 평가한다.

기존의 면접 구조 보다 지원자의 유형을 외면적 특징과 내면적 특징으로 분석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진 생소한 방식으로, 사전 정보가 없는 지원자들은 진땀을 흘리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달 진행된 2018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일부 직군에 대해 AI면접을 실시했다.

KB증권도 현재 2018 업무직 신입사원(5급) 특성화고 특별채용에서 AI면접을 진행중이며, 2018 체험형 청년인턴 채용을 앞두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경우 금융 공기업 중 최초로 8월말 AI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금융권 채용에 AI면접이 확산되고 있지만 도입 초기인 만큼 사례가 많지 않아 지원자들은 타 업권의 AI면접 후기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권 AI면접의 첫 타자로 나선 은행들의 AI면접 합격자 발표일에는 취업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후기 및 정보를 문의하는 글이 쏟아지고 이와 관련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들이 개설되기도 했다.

한 금융권 취준생 A씨는 “금융권에도 AI면접이 갑작스레 도입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많은 지원자들이 대혼란에 빠졌다”면서 “AI면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도입한 취지는 좋으나 진행 과정에 대한 상세 내용 및 참고할 수 있는 면접 샘플영상 등이 제공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취준생 B씨 역시 “IT산업쪽에서나 활발할 줄 알았던 AI면접이 채용비리 사태 이후로 금융권에도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라며 “기업측에서는 평소와 같이 마음 편히 면접에 임하면 된다고 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선 생소한 방식에 다른 기업의 AI면접이라도 참고하며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AI면접은 공평한 가치와 공정한 평가를 위해 도입됐다”며 “지원자 개개인의 PC 등 온라인으로 진행돼 기존 면접방식보다 시간과 물리적 제약에서 자유롭고 단편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이력 및 자기소개서를 대체할 수 있어 객관적인 시선으로 지원자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면접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지원자들이 많은 것은 알지만 AI면접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원자의 본질적인 역량을 과학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면접에서 지원자 실제 모습이 아닌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 모습,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 등 모범답변을 외워 말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므로, 갖은 준비보단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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