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로또 청약’ 열풍인데 지방은 미분양 속출

15일 서울 대치동 자이갤러리에 개관한 아파트 '고덕자이' 견본주택을 찾은 고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서울 대치동 자이갤러리에 개관한 아파트 '고덕자이' 견본주택을 찾은 고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박지윤 기자] 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로또 청약’ 열풍이 불며 수십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을 잇고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속출하고 청약자가 없는 단지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아파트 투유 자료에 따르면 지난 21일 실시된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자이’ 1순위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495가구 모집에 1만5395명이 몰려 평균 3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이 진행된 서울 양천구 신정동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도 특별공급을 제외한 399가구 모집에 1만190명이 지원해 평균 2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파크 자이’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8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세 단지는 분양 전부터 ‘로또 청약 단지’로 불리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입지의 영향과 더불어 주변의 일반 아파트와 시세차익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아파트 분양 보증 심사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통제하고 있어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다. 이로 인해 청약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형성됐다.

서울뿐 아니라 과천, 하남, 의왕 등 경기에서도 로또 청약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20일 진행된 경기 의왕시 오전동 ‘의왕 더샵캐슬’의 1순위 청약에서 58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199가구 모집에 1만1504명이 청약통장을 내민 결과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경기 하남시 망월동 ‘미사역 파라곤’의 1순위 청약에서도 평균 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3월 경기 과천 별양동에서 공급된 ‘과천 위버필드’는 지난 20~21일 진행된 미계약 잔여물량 인터넷 청약에서 25가구 모집에 2만4천여명이 몰려 평균 960대 1의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전남, 경남, 전북 등 지방 분양 시장에선 미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일 이뤄진 전남 영암군 ‘영암 현대2차(국민주택)’ 1순위 청약에서는 551가구 모집에 신청건수는 단 1개에 불과했고 2순위에서도 1명만 신청해 549가구가 미분양됐다. 같은 날 경남 양산시 평산동 ‘양산 평산 코아루2차’ 1순위 청약에서도 402가구 가운데 291가구가 미분양됐다.

지난 11일 진행된 제주 제주시 삼도동 ‘제주 아이린아파트 5차’ 1순위 청약에는 단 한 명의 신청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지방 분양시장이 수도권과 달리 침체된 이유는 입지와 인프라 환경, 시세차익에 대한 강점이 없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동시에 미분양 적체물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미분양 가구 수는 수도권이 1만361가구, 지방은 4만9천222가구로 2015년부터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수도권은 2015년(3만637가구) 이후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방은 2015년(3만875가구)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하반기에도 서울과 경기 일부, 지방광역시는 청약 호조세를 보이겠지만 지방은 청약미달 현상이 속출하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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