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장.

야권의 참패로 막을 내린 지자체 선거가 끝났다. 일찌감치 예상됐던 결과였다. 우리나라 정당사상 이렇게 한쪽이 참패를 기록한 결과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보수의 무참한 패배였다.

그런데도 어제까지 보수 편이던 유권자들의 반응도 거지반 그렇게 될 줄 알았다는 표정이다. 그걸 두고 매스컴에 얼굴을 자주 내미는 단골들끼리 갑론을박하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먼 산만 쳐다보고 있다.

문제는 선거 그 후에 올 폭풍을 걱정하고 있어 마음이 무거울 뿐이다. 유권자들은 선거에 누가 뽑혔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관심을 접었다. 누가 도지사가 되고 시장이 되었는지 혹은 시의원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그들이 먹여주고 입혀주고 살집을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국가의 유권자들이다. 잘 뽑아야 내 나라 내 고장이 반듯하게 가꿔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삶을 통째로 맡길 수 없다는 의식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공산체제와 자유민주체제의 다른 점이라고 일컫는다.

결국 선거후 걱정되던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가 불거졌다. 그것도 고위당국자의 입에서 신음처럼 터져 나온 것이다. 가장 민감한 경제문제 가운데 하나가 고용시장관련 사안이다. 관련통계가 나오자 우리경제의 수장인 김동연 부총리의 입에서 ‘충격적’이라는 신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선거 직후 열린 긴급경제현안간담회 자리에서 “지난 5월 고용동향 내용이 충격적”이라면서 경제팀 모두의 책임이라고 반성했다는 전언이다. 지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증가폭이 7만명 수준에 그쳐 8년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15~29세)은 1.3%포인트 상승, 10.5%로 역대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더 큰 문제는, 이 문제를 해결할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데에 있다. 경제수장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일자리 상황이 단기간 내에 호전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그동안 일자리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그가 열거한 고용부진원인은 생산가능 인구감소, 주력업종 고용여력저하, 경기저하요인 등을 꼽았다. 이는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정부가 지향하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프레임부터가 이상했다는 지적이었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덜컥 최저임금부터 부쩍 올려놓는 걸 보면서 경제의 기본을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일자리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 재벌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로 의욕상실이 노정되고 있다는 것도 고용악화의 하나로 꼽았다. 한마디로 경제정책을 쥐락펴락하는 정부의 관료들과 시장경제 전문가들과의 간극이 크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고용창출을 위한 해답은 하나다. 시장경제원칙에 충실 하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쟁을 잘할 수 있도록 판만 말들어주고 간섭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장사꾼이 마음 놓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의욕을 꺾어놓는 상속세도 없애거나 낮추고, 법인세도 재검토하라는 주장이다. 가족경영이면 어떻고, 순환출자규제도 규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되지도 않을 사회주의경제체제 흉내로는 이 모양 이 꼴로 허둥대다가 나라살림 거덜 내고 만다는 것이다.

일자리 만든다면서 추경예산집행하고 세금 축내서 실업자 도와준다고 문제가 해결될 일이 아니다. 기업이 경쟁력 키워 시장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돕는 일을 꾸준히 해주면 된다는 평범한 경제논리에 충실 하라는 말이다. 충격적인 고용동향은 이렇게 해야 해소된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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