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편의성·효율성 높여 인력부족·인건비 부담 해소

우리은행 직원이 서울에 있는 본사에서 있는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감정인식 로봇행원 '페퍼'를 작동시키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 직원이 서울에 있는 본사에서 있는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감정인식 로봇행원 '페퍼'를 작동시키고 있다.<사진=우리은행>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금융권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인공지능(AI)’ 기술 및 서비스로 무장했다.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와 로봇이 학습 가능한 업무를 AI 기술로 대체해 직원들의 근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주 52시간 근무제의 안정적 정착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먼저 시작되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권은 특혜 업종으로 분류돼 주 52시간 근무제 의무 도입이 내년 7월 이후로 유예됐지만 은행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방향에 맞춰 조기 도입에 속속 동참하는 분위기다.

BNK부산은행은 이달부터 오후 6시 조기퇴근을 시행하며 사실상 주 52시간 근무를 시작했으며 신한카드는 내달부터 기존에 주 3회 운영하던 PC-오프 제도를 주 5회 전일로 늘리고 자율출퇴근제 대상을 전 부서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 준비가 한창”이라며 “최근 정부가 은행권에 선제적 도입을 압박하기도 했고 카드 수수료 재산정, 자본규제 강화 등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정책 이슈들이 산적해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흐름을 거스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갑작스럽게 전개된 주 52시간 근무제 대응책으로 ‘AI’ 카드를 꺼냈다. 금융환경 디지털화에 맞물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을 내부 시스템에 더욱 광범위하게 접목시켜 인력을 늘리지 않으면서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은행들은 현재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챗봇(Chatbot, 채팅 로봇) 등 AI 서비스를 영업점 및 본사 내근직 직원들의 업무도 지원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전문가를 영입하고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AI 기술이 상담도우미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각종 빅데이터 분석부터 관련 부서에 자료 제공, 출시 상품에 대한 고객 반응 탐지 등 실질적인 직원 업무 지원을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내부 시스템에 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를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으로 처리해주며 단순 프로그래밍보다 한 단계 더 복잡한 명령을 수행한다. 담당 직원은 업무 자료에 수치 및 데이터가 정확하게 등록됐는지 확인하는 과정만 거치면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의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에 일각에선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 섣부른 결정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금융 디지털화에 맞춰 개발을 거듭해온 AI 기술을 내부 시스템에 적용해 인력부족 현상과 인건비 부담 등의 부작용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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