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OCI·동양네트웍스 이어 삼양그룹도 도전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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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포스코와 OCI, 동양네트웍스에 이어 삼양그룹도 제약·바이오사업에 뛰어든다. 제약·바이오시장이 성장하자 IT와 철강, 화학기업까지 눈독을 들이는 양상이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미국 보스턴에 제약개발회사를 설립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법인은 빠르면 올 8월 설립될 전망이다.

보스턴은 제약·바이오 부문 최우수 인재들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신설법인은 항암치료제 등 유망한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술 등을 개발하게 될 전망이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현재 삼양그룹은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한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보스턴에 글로벌 법인을 세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양그룹은 식품과 화학사업이 주업이다. 식품과 화학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양사의 매출에서 각각 60%와 40% 가량을 책임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지난 2011년 삼양바이오팜을 설립해 제약시장에 발을 들였으나 연매출 800억원대로 그룹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IT기업인 동양네트웍스도 바이오사업은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유망기업을 인수에 나서고 있다.

동양네트웍스는 18일 공시를 통해 홍콩에 기반한 글로벌 투자은행인 SC Lowy에 5천만달러(551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금은 타법인 출자를 통한 바이오 사업 투자를 목표로 한다.

김대웅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현재 추진중인 바이오사업의 역량을 외부에서 검증 받았음을 의미한다”며 “메디진에 이어 추가적으로 3~4개의 바이오업체 인수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동양네트웍스는 올해 초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바이오분야를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지난달 28일에는 독일 상장 제약사인 메디진을 인수했다.

지분율은 비교적 6.72%로 낮지만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인수금액은 303억원이다.

메디진은 CAR-TCAR-T(키메라 항체 수용체 T-세포)와 유사한 효과를 갖고 있는 고형암 분야의 차세대 항암치료법인 TCR(T-Cell Recepto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김대웅 대표는 메디진 인수 당시 “메디진이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제는 독일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이라면서 “이미 시가총액 10조원의 글로벌 면역항암제 기업인 블루버드 바이오와 6개 암종에 대해 1조6천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태양광회사인 OCI도 제약바이오시장에 도전한다.

OCI는 부광약품과 제약·바이오분야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OCI 관계자는 “새로운 미래 성장분야로 제약·바이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 사업을 위해 다음달 안으로 합작법인을 세우고 신약 후보물질 발굴·신약개발·유망 벤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미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매년 100억원 이상 공동투자할 계획이다.

이우현 OCI 사장은 “OCI가 높은 부가가치의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각광받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부광약품과 함께 진출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이밖에 포스코는 진단기기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며 LG생활건강은 지난 2월 태극제약을 인수했다.

철강, 화학, 식품 위주의 기업들이 제약바이오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 분야의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1천억달러(1천183조원)를 돌파했으며 2022년까지 매년 3~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규모도 올해 기준 11조5천459억원에 달한다.

김미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의약품은 아직 기술이 성장 단계에 있다”며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5%에서 2022년 30%로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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