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에 안정적 성장 기반 구축…“성장스토리 실현”
올 1분기 해외수주 업계 1위…기업가치 질적 향상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 이 터널은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저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 전용 복층터널이다. SK건설은 지난 2008년 건설·운영·양도(BOT)방식으로 수주해 지난 2016년 12월 준공했다. SK건설은 시공뿐만 아니라 2041년까지 유지보수와 시설운영을 도맡아 운영수익을 받게 된다.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 이 터널은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저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 전용 복층터널이다. SK건설은 지난 2008년 건설·운영·양도(BOT)방식으로 수주해 지난 2016년 12월 준공했다. SK건설은 시공뿐만 아니라 2041년까지 유지보수와 시설운영을 도맡아 운영수익을 받게 된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SK건설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25억달러(2조6천995억원)를 수주, 국내 건설업계 1위를 기록했다.

주요 수주 실적은 홍콩 야우마따이 도로사업과 베트남 에틸렌 플랜트 등이다. 또 개발형사업으로 진행되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글로벌 디벨로퍼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SK건설은 지속적으로 개발형사업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모델로 전환해 수익성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해가고 있다.

개발형사업이란 대규모 인프라 및 발전 프로젝트를 위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관련 인허가 및 계약 등 사업 전반에 필요한 요소들을 수행하고 조율하는 사업이다.

건설사 자체적으로 양질의 프로젝트를 기획·검토해 사업화할 수 있고 경쟁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를 따낼 수 있어 수익성도 뛰어나다.

SK건설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되는 사업환경에서 EPC 보다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사업 위주로 수주활동을 전환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개발형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사업모델의 혁신을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발형사업은 발주처는 물론 출자자, 대주단 등 사업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기 때문에 의견을 조율하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등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하다.

SK건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일찌감치 인프라 PPP(민관협력사업), IPP(민자발전사업) 등 개발형사업을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이해관계자들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법무 기능과 자금 조달을 위한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했다.

SK건설 관계자는 “그 결과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등 개발형사업의 대표 성공 사례를 써내려갔다”고 말했다.

터키 유라시아해저터널의 경우 해저터널 사업권을 획득한지 4년만인 지난 2012년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금융위기로 경색된 국제금융시장 상황에도 국내외 굴지의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이다.

그 결과 세계적 권위의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주는 터널·교량 분야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상’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수상했으며 영국의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매거진에서도 ‘올해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이후 SK건설은 개발형사업이 필요한 주요 개발도상국 정부는 물론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세계 굴지의 건설사로부터 많은 사업제안을 받고 있다.

현재 SK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해외에서 가장 많은 개발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세계 최장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프로젝트 등 3건의 개발형사업을 따냈으며 올해 초 카자흐스탄 최초의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 수주를 필두로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개발형사업에 오랜 기간 투자하고 준비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시장까지 사업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개척해 SK건설의 성장스토리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교량, 터널 및 지하 공간에 대한 탁월한 공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발파공법인 ‘수펙스컷’(Supex-Cut)을 개발해 지난 1994년 국내를 거쳐 일본과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도 특허를 획득했다.

이러한 독보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여수·울산 원유비축기지 건설을 비롯해 2016년 말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도 성공적으로 개통했다.

민관협력사업(PPP)의 대표적 사례인 수력발전사업도 십여 km에 달하는 지하수로를 뚫어 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얻는 것으로 모두 지하공간 기술이 적용된 사업이다.

SK건설은 올해 첫 개발형사업을 지난 2월 카자흐스탄에서 수주했다.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카자흐스탄 최초의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이다.

총 사업비는 7억3천만달러(8천억원), 공사비는 5억4천만달러(6천억원) 규모다. 총 사업기간은 20년으로 공사기간 50개월, 운영기간은 15년 10개월이며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카자흐스탄 최초이자 중앙아시아 최대의 민관협력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확정 수입을 지급하는 AP(Availability Payment) 방식을 채택해 교통량 예측 실패에 따른 운영수입 변동 리스크가 없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국제금융공사(IFC) 등 다자개발은행(MDB)이 입찰 당시부터 금융을 지원하기로 예정돼 있어 SK건설은 올해 안에 금융약정 체결이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찰부터 실시협약 체결까지 발주처는 물론 출자자, 대주단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등 SK건설의 풍부한 개발형사업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SK건설이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에 진출하는 첫 사업이자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 도로의 일부라 의미가 크다.

SK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독립국가연합의 거점을 확보해 향후 추가 사업기회를 노린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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