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셀·메디포스트·동아에스티 일본·미국 진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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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처셀은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해 일본에서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에 돌입했으며 메디포스트와 아리바이오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또 동아에스티는 미국 기업에 알츠하이머 치료 기술을 수출했다. 알츠하이머는 노령 인구 증가로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병이지만 그동안 확실한 치료제가 없어 불치병으로 평가돼왔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블루오션인 셈이다. [편집자주]

알츠하이머치료제 시장 2024년 14조…환자수 1억3천만
네이처셀, 줄기세포 기술로 일본서 치료 시작..세계 첫 사례
동아에스티, 미국 제약사에 치료제 기술 이전..주요주주 등극

네이처셀은 일본 내 협력병원인 후쿠오카트리니티클리닉이 한국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3명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를 시작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들 환자는 약 2시간에 걸쳐 자가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2억셀씩 투여받았다. 이들은 앞으로 2주 간격으로 총 10차례 치료받을 예정이다.

앞서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기술을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치료용으로 승인받았다고 12일 밝혔다.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은 네이처셀과 알바이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용으로 줄기세포 기술을 허용한 세계 최초의 허가다.

앞선 지난달 19일 규슈 트리니티 특정인정재생의료위원회는 이 연구원이 개발한 치료기술이 치매 치료에 적합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위원회는 연구목적이 아닌 치료목적으로 승인된 재생의료 등 제공 계획을 후생노동성에 제출했으며 후생노동성이 지난 11일 승인결정문을 수리하며 공식 승인 절차가 마무리됐다.

양창희 후쿠오카 트리니티클리닉 원장은 “다음달까지 이미 80여명의 환자가 치료를 예약했다”며 “많은 치매 환자들이 후쿠오카 트리니티클리닉에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노메딕스는 앞서 지난 5일 나노입자를 통해 알츠하이머, 파킨스병 등 뇌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치료제 개발 보고서는 재료과학분야 권위지로 알려진 ‘어드밴드스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제출돼 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제약사 3곳이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성과를 보였다.

아리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으로부터 현재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임상 2상 IND(임상시험계획서)를 승인받았다고 2월 말 밝혔다.

아리바이오는 올 상반기 안으로 애리조나의대 연구소와 함께 알츠하이머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2차 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AR1001은 신경세포의 생존과 시냅스 손상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해 인지기능과 기억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치매 유발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의 감소에 주력하는 다른 치료제와 다른 접근이다.

아리바이오는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혈관성 치매에 관한 임상시험 승인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승인이 빠르게 이뤄진다면 미국과 동시에 국내에서도 임상 시험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메디포스트도 FDA로부터 임상을 허락받았다.

메디포스트는 FDA로부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뉴로스템’의 안전성 및 탐색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제 1/2a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고 지난 2월 5일 공시했다.

뉴로스템은 동종 제대혈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다.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의 재생의학적 관점뿐 아니라 질병의 미세환경에서 복합 기능을 가진 약물처럼 작용할 수 있는 기전이 보고되기 시작해 난치성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기술을 수출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 천연물 의약품 퇴행성신경질환치료제 ‘DA-9803’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월 19일 발표했다.

동아에스티는 하루 전인 같은달 18일에는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DA-9801)를 같은 회사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뉴로보에 DA-9803 기술을 양도하고, 양도금 500만 달러와 뉴로보의 지분 24%를 받는다.

이번에 기술을 양도한 DA-9803는 뇌질환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하고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는 천연물 의약품이다. 국내에서 전임상을 마쳤으며 현재 미국 임상시험 신청을 준비 중이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DA-9801에 이어 DA-9803도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뉴로보의 주요주주의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뉴로보의 성공적인 천연물 의약품 개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인구는 2013년 4천400만명에서 2030년 7천600만명으로, 2050년에는 1억3천5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15년 기준 31억달러(약 3조5천억원)로 2024년에는 126억달러(약 14조원) 상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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