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엔진 노사, 임직원 전원 고용 승계 합의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두산엔진의 노사가 임직원 전원 고용·복리후생 승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두산엔진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19일 전국금속노조 두산엔진지회 관계자는 “사측과 매각 후에도 전 임직원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고 복리후생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지난 13일 합의했다”며 “이 합의로 매각 반대 투쟁도 종료됐다”고 말했다.

두산엔진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보유 중인 이 회사 지분 전량(42.66%)을 국내 사모펀드인 소시어스 웰투시 컨소시엄에 매각한다고 지난달 13일 밝혔다. 매각가격은 822억원이다.

이번 매각은 두산엔진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등 두산그룹 관련 자산을 인적분할한 뒤 두산중공업에 합병하고 남은 사업부문 보유 지분만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두산엔진은 선박용 대형엔진 전문업체다.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다. 작년 매출 7천689억원에 영업이익 135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두산엔진 노조는 이 매각에 반대해왔다.

두산엔진지회의 조합원은 지난 3월 기준으로 445명이다. 두산엔진 전체 임직원(804명)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매각 발표 당시 노조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요구로 시설 투자에 사용할 돈을 두산밥캣과 두산건설 지분 매입에 사용했다”며 “이제 와서는 빚만 남기고 파는 비도덕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블록딜을 해 두산밥캣이나 두산건설 지분을 모두 현금화한 뒤 두산엔진의 부채 상환에 사용한 뒤 매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두산엔진은 지난 2016년 6월 두산밥캣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 지분 11.6%와 두산홀딩스유럽(DHEL) 지분 21.7%를 두산밥캣에 넘기고 대신 두산밥캣 신주를 취득했다. 두산엔진이 확보한 두산밥캣 지분은 11.84%다. 취득금액은 6천16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 두산엔진이 갖고 있는 두산밥캣의 지분가치는 3천786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분율이 11.84%에서 10.55%로 다소 내려간 탓이라고 하기엔 손실이 크다.

또 같은해 8월에는 두산건설에 505억원 상당의 창원공장을 넘기고 대신 252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받았다. 250억원 가량을 손해 본 셈이다.

이에 노조는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두산그룹 사옥 앞에서 매각반대 집회를 열고 파업을 위한 조합원 투표도 실시하며 반발했다.

그러나 두산엔진 노사가 고용 승계 등에 합의하면서 두산중공업의 매각 작업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다음달 2일 분할합병 승인 주주총회를 갈음하는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또 두산엔진은 두산중공업의 이사회 다음날인 5월 3일 분할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고 이어 주식매수청구권 신청과 채권자 이의 접수를 받은 뒤 6월 5일자로 분할합병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매각 이후 새로운 대주주가 선임하는 대표이사가 고용·복리후생 승계 합의를 그대로 이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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