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카드 열풍 이을 후속작 부재
신용카드 사업도 정부 정책에 ‘제동’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플레이트 이미지.<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플레이트 이미지.<사진=카카오뱅크>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드사업 진출과 동시에 캐릭터 카드 열풍을 일으키며 카드업계 지각변동을 예상케했던 카카오뱅크가 뒷심이 부족해 주춤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은행계 카드사의 독주체제로 굳어져 가던 체크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소장 가치를 높인 플레이트로 출시 초반부터 2030세대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발급 개시 1주일 만에 103만5천장이 발급됐으며 1개월 후 200만장, 5개월 후에는 500만장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시중은행의 체크카드가 출시 이후 1개월여의 기간 동안 10만장 이상 발급되면 ‘대박 상품’으로 취급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초대박’의 성과다.

첫 상품의 흥행에 힘입어 카드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현재 카드사업 부분에서 잠잠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드결제 관련 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 데다 좀 더 수익성이 보장된 다른 상품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인터넷전문은행 카드 발급 건수 및 국내외 부정사용 현황’ 자료 분석 결과,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올해 2월 말까지 7개월간의 영업기간 동안 671건의 카드 부정사용이 발생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케이뱅크의 카드 부정사용 건수가 7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96배나 많은 수준이다.

카드 부정사용 피해금액도 카카오뱅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카카오뱅크는 카드 부정사용으로 5천22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반면 케이뱅크는 17만원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 보다 카드 발급 장수와 거래 건수에서 크게 앞서지만, 이를 고려해도 카카오뱅크의 카드 부정사용 발생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의 후속작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8월 출시한 네이버페이 체크카드1가 인기를 끌자 같은해 12월 네이버페이 체크카드2를 출시했다.

네이버페이 체크카드2는 간편결제에 특화된 혜택을 무기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간 체크카드 발급 장수 격차를 지난해 8월 기준 9배 수준에서 지난 2월 6배 수준으로 줄였으며 국내 최대 신용카드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실시한 ‘2018 체크카드 월드컵’에서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18.4%)를 누르고 23.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정부의 신용카드 수수료 추가인하 방침에 대한 강한 의지로 수익성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올해 상반기 중 예비인가 추진, 내년 하반기 사업 시작보다 출시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시장의 신예로 등장했던 카카오뱅크가 최근 들어 뒤처지는 양상을 보이며 초반 기세가 사라졌다”며 “정부 정책으로 인해 신용카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데다 더딘 체크카드 후속작 출시로 케이뱅크와의 점유율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체크카드 고객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던 ‘캐시백 프로모션’을 다시 한 번 진행하는 등 사업을 완전히 놓고 있진 않지만 추가 유상증자로 두둑해진 자본을 전·월세대출 등 다른 상품에 집중하는 등 카드 사업을 잠시 뒷전으로 밀쳐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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