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시세 5개월 연속 하락..청약도 부진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부산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부산 부동산 시장은 최근 몇년 사이 ‘청약 열풍’이 불고 땅값도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매매가와 전셋값이 5개월 넘게 떨어지고 아파트 청약도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11일 이후 23주째 하락세다. 전셋값 역시 9월 4일 이후 24주째 내렸다.

거래량도 줄고 있다.

올해 1월 부산지역 주택거래는 아파트 2천663건을 포함해 전체 4천707건에 그쳤다. 2013년 9월 이후 최저 거래량이다.

입주물량 증가가 가격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최근 3천149가구 규모의 대연롯데캐슬레전드가 입주를 시작했으며 다음달에는 1천488가구 규모의 용호동 ‘W’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올해 1월 이미 2천737가구가 입주하는 등 5월까지 아파트 입주물량만 1만3천156가구에 달한다.

더욱이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 예정물량만 3만 가구를 넘어 주택가격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 견해다.

미분양 물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월 부산지역 미분양 주택은 2천291가구다. 부산에서 미분양 물량이 2천가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1년 전인 작년 1월(1천102가구)과 비교해도 107% 많다.

아파트 청약 미달도 속출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최고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곳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1순위 청약자는 총 218만5천545명이다.

이중 85만9천917명이 부산에 집중됐고 경기(31만2천479명), 대구(20만8천790명), 서울(17만7천792명) 순이다.

세부지역별 순위에서도 부산 강서구는 25만6천334명의 1순위 청약 신청자를 배출해 1위에 올랐다. 2위인 경기 평택시(11만7천584명)의 두배가 넘는 숫자다.

부산 강서구는 지역 내 최초의 국제신도시로 개발되는 명지국제신도시의 분양 물량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컸다.

또 앞선 2016년에는 청약경쟁률 상위 10곳 가운데 6개를 배출했으며 평균 청약경쟁률도 106.89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청약신청자를 배출한 아파트도 올해 부산에서 나왔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9월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더샵 퍼스트월드’다.

이 아파트는 1천64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2만9천734명이 신청하며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9.4대 1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공급된 ‘센텀 천일 스카이원’은 1순위 청약 결과 6개 주택형 중 3개 주택형에서 미달됐고 부산 남구 ‘유창그린 2차’는 106가구 모집에 단 2명만 신청하는 굴욕을 맛봤다.

또 부산 강서구 ‘명지 제나우스 오피스텔’은 청약 접수 결과 전체 519실 공급에 76건만 접수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부산을 포함해 경남과 울산 등 주변 지역 입주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또 지역 경기 침체로 부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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