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시설로 무장한 동해선 철도
다섯 섬을 이어 만든 도시 포항
친환경 관광도시를 꿈꾸는 영덕

경상북도는 철강의 도시이자 빛의 도시 포항과 대게로 대표되는 맛과 멋의 고장 영덕이 모두 자리해 있다,<사진=장은진 기자>
경상북도는 철강의 도시이자 빛의 도시 포항과 대게로 대표되는 맛과 멋의 고장 영덕이 모두 자리해 있다,<사진=장은진 기자>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편집자주] 동해선 포항-영덕 철도편이 지난달 개통돼 서울에서 영덕까지 기차를 이용해 단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에서 포항까지 KTX로 2시간 30분, 포항에서 영덕까지 동해선 열차로 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철강의 도시이자 빛의 도시 포항과 대게로 대표되는 맛과 멋의 고장 영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도시와 관광도시 모두를 짧은 거리에 둘러 볼 수 있어 향후 인기 관광코스로 성장이 기대되는 동해선 포항-영덕 구간을 직접 다녀왔다.

포항부터 영덕까지 ‘34분’

동해선 랩핑열차 <사진=경북도청>
동해선 랩핑열차 <사진=경북도청>

경상북도 포항과 영덕이 가까워졌다. 지난달 26일 동해선 포항-영덕 구간이 개통, 기차를 통해 34분이면 두 지역을 오갈 수 있게 됐다.

동해선 열차는 포항역에서 출발해서 월포, 장사, 강구역을 거쳐 영덕역까지 운행된다. 운행하는 열차 기종은 ‘무궁화’로, 운전석이 딸린 3량 열차로 이뤄져 있으며 하루 14차례 왕복 운행한다.

코레일에 따르면 동해선 구간 개통 후 한 달 동안 이용 고객 수는 월 2만8천명, 일평균 1천600명으로 집계됐다.

동해안 노선은 지역주민 이동 및 관광 수요 충족 목적으로 개설됐으며, 이용 빈도는 주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 관계자는 “당초 이용객이 미미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이용객이 늘고 있어 주말 임시열차 투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동해선 구간 개통과 함께 월포, 장사, 강구, 영덕 등 4개 역을 새로 개설했다.

이 역들 모두 디지털 역사를 표방하며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키오스크 시스템이다. 이는 기존 무인매표기를 아이패드 크기까지 작게 줄인 것으로 열차표 구입은 물론 배차표 확인, 주변 관광지 검색 등이 가능한 장치다.

또 이들 역에는 기존 매표창구가 없는 대신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 내지 외국인 고객들을 위해 고객지원실이 매표창구 역할을 대신한다.

새로 생긴 네 개 역에는 각기 다른 매력도 존재한다.

월포역은 역에서 5분쯤만 걸어가면 넘실거리는 파도와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월포역은 정동진역을 제외하고 동해안에서 바다와 가장 가깝게 자리한 기차역이다.

장사역은 6.25 전쟁 당시 장사상륙작전이 펼쳐진 장사항과 가까운 역이다. 때문에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단위 이용객들에게 역사교육 장으로서 주목 받고 있다.

강구역은 3월 영덕대게축제가 펼쳐지는 강구항 일원에 자리해 있다. 강구항에서는 지역 대표 특산품인 대게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영덕역에서는 영덕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두루 둘러볼 수 있는 ‘블루로드’가 시작, 풍력발전단지, 죽도산전망대 등 힐링 명소를 어렵지 않게 찾아가 볼 수 있다.

포항역발 동해선 열차는 첫 열차가 오전 7시 58분, 마지막 열차는 오후 7시 30분에 있다. 영덕역발 열차는 첫차가 오전 8시 52분, 막차는 오후 8시 50분에 출발한다.

포항은 국내 최대이자 세계적인 제철소인 포항제철소가 들어서 있다.<사진=장은진 기자>
포항은 국내 최대이자 세계적인 제철소인 포항제철소가 들어서 있다.<사진=장은진 기자>

철과 빛의 도시 ‘포항’

 포항-영덕 기차 여행의 시작점인 포항은 철과 빛의 도시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이자 세계적 제철소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자리한 곳으로 포스코가 포항에 들어선 것은 1968년이다.

다섯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던 포항은 제선, 제강 및 압연재를 생산·판매하는 제철소 입지로 탁월했다. 뜨거운 철을 식힐만한 바닷물을 쉽게 구할 수 있고 해상을 통해선 원자재 수입과 완제품 수출 역시 용이했다. 또 내륙 이동을 위한 육상교통망 역시 잘 갖춰진 도시였다.

현재 포항은 철강 도시라는 명성과 더불어 첨단과 자연이 공존하는 관광자원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포항제철소 내부 견학은 학생들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관광코스로 알려져 있다. 인근 한림대와 지능로봇연구소, 물의 공원 등에는 융복합 기술이 응용된 관광명소가 자리해 있다.

포항 일대 송도, 화진, 월포, 칠포, 도구, 구룡포 등은 동해안 대표적 해수욕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보경사, 오어사, 천곡사, 고석사 등 이름난 천년사찰 또한 즐비하다. 특히 보경사 경내 원진국사비와 부도는 보물로도 지정된 문화재들이다.

포항은 육해공 교통망이 두루 발달해 서울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국도 7번과 31번 등이 지나며 경부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철도는 포항-서울 간을 운행하는 KTX 동해선의 시종착역이다. 또 포항-부산 방면의 동해남부선, 포항-대구로 연결되는 대구선 등도 지난다.

포항시 영일만은 동해로 통하는 경상북도 제1의 관문으로 1962년 국제개항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포항공항에서는 포항-서울, 포항-제주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포항공항을 허브공항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포항이 취항했다. 에어포항은 울릉공항이 완공 시 서울 제주는 물론 포항-울릉노선도 운행할 계획이다.

영덕은 천혜의 자연으로 친환경 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해당사진은 영덕군 ‘블루로드’. <사진=장은진 기자>
영덕은 천혜의 자연으로 친환경 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해당사진은 영덕군 ‘블루로드’. <사진=장은진 기자>

맛과 축제도시 ‘영덕’

늘 활기로 가득 찬 영덕 포구는 특히 3월에 사람들이 가장 붐빈다. 대게로 유명한 영덕에 대게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시즌에는 새벽 경매장도 사람들로 가득하다. 경매장에는 대게를 저렴하게 사려는 횟집주인부터 구경 온 관광객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한다.

특히 경매장에 쏟아지는 대게들은 색다른 구경거리다. 영덕 대게들은 박달대게, 청게, 홍게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다양한 종류의 게들을 구경하며 항구를 거닐면 시간도 빠르게 지나간다.

강구항은 영덕군의 대표적인 포구다. 매년 3월마다 이곳에서 대게축제가 열린다. 영덕군은 매년 대게축제를 통해 대게 달리기, 대게낚시, 게릴라경매 등 다채로운 행사와 볼거리,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올해 축제는 100여 개의 대게 상가를 밀집해 대규모 대게거리를 형성할 예정이다. 이 거리에서 천년의 맛을 자랑하는 영덕대게는 물론 풍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영덕의 대게는 속이 오동통한 것이 매력이다. 이곳에서 잡은 대게 중 몸통 길이가 9㎝ 미만인 ‘꼬마게’들은 판매 자격 미달이다. 또 알을 품은 암컷들의 경우도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 이처럼 거르고 걸러 제대로 살이 오른 대게들만 판매된다. 그럼에도 산지가격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영덕군은 먹거리 외 볼거리도 많다. 특히 영덕은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블루로드는 영덕의 자연경관을 제대로 둘러볼 수 있는 트레킹코스다. 이 트레킹코스는 영덕역부터 강구역까지 이어지며, 성인기준 도보로 1시간 30분이 걸린다. 바다를 벗 삼아 걸을 수 있고 바윗길, 백사장 길 등 다양한 코스가 자리하고 있다.

블루로드 외에도 왕산국립공원을 비롯해 팔공산, 칠보산, 옥계계곡, 용추폭포 등 영덕군의 관광명소는 끝이 없다. 또 고래불, 대진, 영리, 덕천, 부흥, 장사 등 해수욕장도 마련돼 있다. 이 중 칠보산은 최근 자연휴양림이 설치돼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