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타 매각설, 노조 반발 관건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처리를 두고 제3자 매각과 법정관리 신청을 두고 고심 중이다. 업계에선 지역경제 파탄 등을 우려 제3자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산은 측은 금호타이어 노조 희생이 담보된 자구안 제출이 우선돼야 할 것이란 입장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이 중국 더블스타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을 다시금 진행 중이다. 3년간 고용안정 조건으로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예상 매각가는 7천억원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산은은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협상 막판 더블스타 측이 누적적자 추가 발견 등을 이유로 매각가 할인을 요구하자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산은은 SK와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감자와 출자전화, 채권단 주도 임금체계 개편 등을 SK측이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고 이후 더블스타와 재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이 더블스타와 재협상에 나선 배경과 관련해선 ‘조속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란 의견도 나온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 기업이 거의 없고 관심을 보이더라도 채권단 수용불가 요구만 하고 있다 보니, 법정관리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외자 유치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지엠(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라 호남지역 노동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 또한 산은이 서둘러 금호타이어 매각협상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산은과 더블스타 협상이 제대로 마무리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가격 및 고용안정 측면에서는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더블스타가 적어낸 응찰가 9천550억원 대비 현재 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더블스타 측이 밝힌 고용안정 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GM 사태 후 흔들리는 호남 노동시장과 그에 따른 정부부담을 고려하면 협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척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선 여전히 금호타이어 협상 중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산은은 금호타이어 제3자 매각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달 26일까지 제출을 요구한 노사 자구안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날은 금호타이어 조건부 채권만기 연장 시한 종료 시점이다.

산은은 경쟁사 대비 고임금에 저생산성을 보이는 금호타이어의 현 노동구조로는 제3자 매각 역시 쉽지 않기에 노조 양보와 희생이 회사 회생의 필수조건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 이어 자구안 내용이 부실할 경우 법정관리 신청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금호타이어 노조는 당초 사측이 제안한 총임금 30% 삭감 및 191명 구조조정 등 자구안에 대해 완고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들어 자구안 세부사안에 대한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26일까지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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