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정보 확보와 홍보수단으로 활용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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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낮은 보험료와 간단한 보장으로 구성된 이른바 ‘미니보험’이 보험사 이윤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미니보험을 직접적인 수익보다 고객정보 확보와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처브라이프생명, 현대해상, MG손해보험 등이 미니보험을 잇따라 출시했다. 미니보험은 특정 질병·위험에 대한 핵심 담보로만 구성돼 일반 보험 상품 대비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처브라이프생명이 지난달 22일 선보인 ‘Chubb(처브) 오직 유방암만 생각하는 보험’은 유방암만을 단독 보장하는 온라인 전용상품이다. 20세 여성 기준 월 180원, 30세 여성 기준 월 630원의 보험료에 불과하다. 보험료 납입 주기는 연납, 일시납 중 선택할 수 있다. 가입연령은 20세부터 최대 60세까지다. 보장내용은 유방암 진단금 500만원, 절제 수술비 500만원으로 설계됐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29일 ‘아이올 모바일 스키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스키를 타다 발생할 수 있는 장해·골절·배상책임 등을 3일 동안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해사망과 상해 의료비는 물론 응급입원비용까지 보장한다. 스키를 타다 발생하는 사망과 후유장해에 대해 최대 5천만원, 골절진단·수술비 최대 100만원, 깁스치료비 10만원, 배상책임손해 300만원 등을 보장한다. 보험료는 2천300원으로 기존 현대해상 스키보험 보험료 대비 20%수준이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월 보험료 1천500원 수준의 1년 만기 운전자 보험을 출시했다. 연간 보험료는 1만8천250원, 기본적인 운전자보험 보장사항으로만 구성된 상품이다. 기존 운전자보험에 포함된 자동차 사고 성형 수술비 등의 특약이 제외됐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미니보험을 앞 다퉈 출시하고 있지만 낮은 보험료로 인해 이윤을 남기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별다른 홍보 없이도 미니보험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보험사들은 고객몰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미니보험 상품 자체만으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니보험으로 인한 가입자들의 보험사에 대한 관심이 고객몰이 효과와 더불어 보험사 이미지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이 미니보험을 가입함으로써 고객 신상 정보 또한 확보할 수 있다”며 “보험사들은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함에도 또 다른 상품 가입을 위한 미래 고객 확보 차원으로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니보험 가입자 증가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미니보험의 저렴한 보험료로 비슷한 담보의 일반보험 상품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B보험사 관계자는 “파격적인 미니보험의 보험료로 인해 비슷한 담보로 구성된 일반 보험 상품 가입률이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 한다”며 “미니보험은 수익성을 기대하는 상품이 아닌 만큼 다른 일반 보험 상품과의 적절한 판매 조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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