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면세점·해외사업 자칠 불가피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구속되면서 호텔롯데 상장과 화학사업 투자 등 롯데그룹의 전략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최순실씨 등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롯데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해 국가 경제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 요구에 따라 뇌물을 공여했다”며 “면세 특허를 취득하려는 경쟁 기업에 허탈감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롯데그룹은 창사 51년만에 경영공백 사태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신 회장이 뉴 비전(New Vision) 실행의 원년으로 지목한 해라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호텔롯데의 상장 재추진이 중단될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와 국내 롯데 계열사를 연결하는 중간지주사 개념의 회사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지만 불투명한 지분 구조 탓에 여론의 비난을 받아왔다.

이에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했지만 신 회장의 구속으로 동력을 잃게 됐다.

실적 부진 등으로 인천공항 철수를 결정한 롯데면세점의 위기 상황 대처도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이 매출감소로 인한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일부 매장을 철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인천공항점은 매출 1조1천200억원을 책임지는 핵심 사업장이지만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 관광객 감소가 계속되면서 실적이 부진에 빠져 있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의 정식 철수 승인이 나지 않은 만큼 아직 임대료를 낮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신 회장의 부재로 순간적인 대처가 생명인 협상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롯데는 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구심점을 잃어버리게 됐다.

신 회장은 지난달 31일 개최한 사장단 회의에서 “2018년은 뉴 비전 실행의 원년”며 핵심역량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을 주문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주문 이후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사업단지에 3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롯데홈쇼핑은 차세대 유통환경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두건 모두 대규모 투자이거나 모험이 뒤따르는 결정이다.

해외사업 차질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높다.

롯데는 그동안 인도네시아(4조4천억원)와 미국 루이지애나주(3조3천억원), 베트남(2조원) 등 해외에서 약 10조원을 투자해 유통과 화학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롯데는 경영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롯데케미칼이 진행 중이던 미국 액시올 인수를 포기하고 호텔롯데도 해외 면세점·호텔 인수 작업을 접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신 회장이 해외로 나가 발로 뛰었던 사업들이다. 현재도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서 40억달러 규모의 대형 유화단지 건설사업이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며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사 완성, 투자 및 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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