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제조원 노브랜드와 같아…포장·용량만 달리해 소비자 눈속임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왼쪽)과 이마트24 PL 스낵 '담백한통감자'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왼쪽)과 이마트24 PL 스낵 '담백한통감자'

[현대경제신문 장은진 기자] 이마트24가 자체개발했다며 내놓은 과자 중 일부가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과 성분은 물론 제조원마저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트24는 지난 5일 담백한통감자, 왕소라과자, 고구마과자, 계란과자, 갈릭새우, 불닭스낵, 카라멜콘 등 편의점형 자체개발(Private Label·PL)스낵 11종을 출시했다.

이마트24는 신제품 출시 당시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는 전통스낵부터 젊은층의 취향을 고려해 새롭게 개발한 갈릭새우, 불닭스낵, 카라멜콘, 꿀깨맛고구마 등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PL제품 출시는 동종업계 대비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PL제품 중 가장 높은 매출비중(37%)을 차지하는 과자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마트 노브랜드의 담백한통감자(왼쪽)와 이마트24의 담백한통감자 제품 뒷면. 100g당 열량과 나트륨, 탄수화물, 당류 등이 각각 536㎉와 703mg, 64g, 2g로 같다.
이마트 노브랜드의 담백한통감자(왼쪽)와 이마트24의 담백한통감자 제품 뒷면. 100g당 열량과 나트륨, 탄수화물, 당류 등이 각각 536㎉와 703mg, 64g, 2g로 같다.

하지만 이마트24가 자체개발했다고 밝힌 이들 제품 중 일부는 이마트의 노브랜드 과자 제품과 성분 구성은 물론 제조원이 같았다.

이마트24의 '담백한통감자'는 100g당 나트륨과 탄수화물, 당류가 각각 703mg, 64g, 2g 들어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는데 이는 이마트 노브랜드의 '담백한통감자'와 같다.

또 지방과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역시 각각 30g과 15g, 3mg으로 동일하다. 성분비가 같다보니 두 제품의 열량도 100g당 536㎉로 같다.

두 제품은 제조원도 같은 곳이다. 두 제품은 모두 강원도 원주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찌푸드에서 제조했다.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 과자를 이마트24가 자체개발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시중에 나온 노브랜드 제품의 포장과 용량만 달리한 복제품이다.

그럼에도 이마트24는 포장과 중량의 차이를 이유로 제품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 패키징도 다르고 중량 차이도 있기 때문에 분명 차이가 난다”며 “해당 제품은 단품이 아닌 라인업으로 출시한 만큼 신규개발된 4종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그동안 이마트 PB인 노브랜드, 피코크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편의점 특성에 맞는 상품이 부족하고 이마트에서 별도로 운영 중인 노브랜드 전문점과 상품 구색이 겹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인천의 한 이마트24 가맹점주는 “기존 노브랜드 제품에서 용량만 적어졌을 뿐 이마트24만의 차별화 요소는 찾아볼 수 없다”며 “심지어 같은 상품인데도 본사에서 기존 노브랜드 과자 제품을 회수해가지 않아 두 제품 모두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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