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집값 두배 수준…“규제에도 매매가 상승세”

서울 송파구 일대 주택가.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일대 주택가.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전국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졌지만 서울은 나홀로 호황을 이어나가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의 실질가격은 1년 전보다 0.4% 떨어졌다.

실질가격은 명목가격 상승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9%였다.

반면 서울 아파트의 실질가격은 3.2% 올랐다. 지난 2004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1.3%)보다도 1.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강이남 11개구의 실질 매매가는 지난해 4.3%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명목가격은 더 올랐다.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4.7% 올랐다. 경기·인천은 1.7%에 그쳤고 비수도권은 0.4%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서울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지난한해 동안에만 100조원 가까이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약 867조602억원으로 2016년(767조2천597억원) 대비 99조8천5억원(13.0%) 증가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9.2%)을 웃도는 수치다.

강남구의 아파트 시가총액이 2016년(123조1천406억원) 대비 13% 늘어난 139조5천937억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송파구는 강남구에 이어 두번째로 시가총액 100조원대 시대를 열었다. 작년 말 기준 시가총액이 102조4천99억원으로 2016년(84조617억원) 대비 21.8% 늘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새해 첫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3% 올라 1월 첫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1월 둘째주에는 0.57% 올라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7월 28일과 동일한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기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도 1.17% 상승하며 지난 2006년 11월 둘째주 주간 변동률(1.9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서울 아파트값은 경기도의 두배 수준에 이르렀다.

부동산114 시세에 따르면 1월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3.3㎡당 2천179만원이다. 경기도(1천58만원)에 비해 배 이상으로 높은 금액이다.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주택경기가 불황이던 2013년 말에는 3.3㎡당 각각 1천627만원, 902만원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경기도의 1.8배 수준이었다.

작년 9월까지도 서울이 3.3㎡당 2천110만원으로 경기도(1천53만원)의 두배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발표 한 달 뒤인 9월 이후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1월 현재 아파트값 격차가 벌어졌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서울시, 국세청이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기단속과 세무조사를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는 매매가격 상승세가 유지되는 분위기”라며 “정부는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보유세 인상, 재건축 연한 재검토 등을 통해 추가 압박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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