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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가상화폐 돌풍…이면엔 리스크 ‘경고음’

기사승인 2018.01.22  11: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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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프·알투코인 거래비중 확대…‘초고위험 투자’
제도권 영역 밖 존재로 투자자 보호장치 미흡

   
▲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관련 소비자 상담도 2년 새 3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가상화폐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2015년 3건, 2016년 6건에서 지난해 99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 1월 현재 14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 시세표.<사진=연합>

가상화폐 투자 돌풍이 전세계적으로 확산중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은 일본,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가상화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빠른 성장에 투기적 수요도 증가해 거래량 및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익명성을 이용한 관련 범죄도 덩달아 확대되면서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은 가상화폐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마련하는 추세다. 문재인 정부 역시 가상화폐 거래의 투기적인 성격을 우려해 관련 규제를 강화한다는 입장을 천명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화폐를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사회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상화폐를 둘러싼 마찰이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투자 돌풍의 이면에 감춰진 리스크 요인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가상화폐’란 합의된 정의는 없으나 주요 국제기구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 금융기관이 아닌 민간에서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인 블록체인에 기반해 발행한 가치의 전산적 표시를 의미한다.

실물로서의 가치는 전혀 없으며 금전적 가치는 전자적 형태로 저장된다. 제한적인 화폐의 기능(교환 매개체 및 결재수단)을 수행하지만 민간에서 발행됐기 때문에 공인기관이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

가상화폐는 높은 유동성, 낮은 거래비용, 익명성, 빠른 처리속도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2009년 1월 최초의 가상화폐이자, 가상화폐 시장의 대장주 성격을 지닌 ‘비트코인’ 등장 이후 약 850여개의 종류가 유통되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해 12월 기준 회원수 총 120만명,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동시접속자 3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일평균 거래액은 5조원에 육박하며 하루 최대 거래액으로 10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경우 올해 1월 일평균 거래액은 2조5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량이 6조5천억원 규모의 코스닥(KOSDAQ) 일일 거래대금을 넘어선 것이다.

거래소 부실문제 떠안는 투자자들

가상화폐 자체의 효용 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수많은 사적 거래 정보를 개별적 데이터 블록으로 만들고 이를 체인처럼 차례차례 연결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 다수 중개기관이 개입된 기존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와 관리 비용이 낮고 처리시간 단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모든 정보가 집중된 중앙서버 및 이를 관리하는 조직이 있는 중앙집중형 거래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내·외부적 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상화폐의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투기적 수요, 하드포크(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종류의 가상화폐를 만드는 것), 국내외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해 손실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가상화폐의 익명성을 악용해 마약거래, 랜섬웨어·해킹 대가 등 불법거래에 이용되거나 가상화폐 투자를 빙자해 유사수신, 다단계 등 사기를 벌이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화폐 취급업자의 부실 우려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은 지난 12월 두 번째 파산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22일 당시 ‘야피존’이란 이름을 쓰고 있던 유빗은 해커의 공격으로 3천831비트코인(당시 시세 약 55억원)을 탈취당했다. 유빗은 피해액을 공평하게 나눠 투자자들에게 부과한다면서 투자자 자산 37.08%를 차감했다.

이후 지난 12월 19일 두 번째 해킹을 당한 유빗은 전체 자산의 17%를 또다시 잃었고 투자자 자산의 25%를 추가로 삭감하며 파산을 선언했다.

한 달 후 유빗은 파산 신청이 아닌 회사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돌렸지만, 투자자들 피해규모는 약 172억원으로 막심하다.

현재 제도권 밖 영역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자 보호 수단이 없으며 가상화폐 거래소 부실에 따른 문제는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제안하는 '가상화폐 투자 6계명'.<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급락장에도 꺼지지 않는 ‘김프’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거래에 있어 가장 먼저 확인하는 정보는 일명 ‘김프(김치 프리미엄)’라고 불리는 ‘한국 프리미엄’이다.

한국 프리미엄이란 외국 암호화폐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간 발생하는 시세차이로 인해 암호화폐가 외국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싸게 팔리는 현상으로, 많이 적용될수록 암호화폐 가격 급락 시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가 커져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

한국은 그동안 아무런 정부 규제도 없어 중국 투자자들이 들어오기 최적의 조건이었다.

이 때문에 중국계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에 대거 유입되며 가상화폐 가격 거품을 형성, 김프를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프리미엄은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 규제 대책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말 60%까지 치솟은 바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그 비율이 20%~30%를 기록하고 있다.

가상화폐 관련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방안이 언급될 때는 10% 대로 줄어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를 저점매수로 판단하는 투자자들도 많아 거품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한국 프리미엄을 국내 가상통화 투기열풍의 지표로 여기는 시선도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 시장과 거래 행태에 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김프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어떤 상품 거래의 급등락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김프’가 언론에 등장하는 것도 한국 거래가 비정상적이라는 해외의 평가가 내려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초고리스크 ‘알트코인’에 쏠리는 투자

   
▲<사진=픽사베이>

높은 비트코인 가격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알트코인이란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 전부를 일컫는 편의상의 용어로 이더리움, 리플, 퀀텀 등이 대표적이다.

가상화폐의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과 비교해 코인당 가격이 현저히 낮고 거래규모가 적어 단기간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낼 가능성이 높지만 그만큼 가격 변동폭이 커 투자자가 감안해야 하는 리스크가 막대하다.

그러나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알트코인 투자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가상화폐 정보회사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알트코인 중 하나인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 거래의 95%, 에이다 거래의 85%가 한국에서 이뤄졌다. 또 다른 알트코인 덴트는 국내 거래가 세계 거래 규모의 78.8%를, 이오스는 59.61%를 차지했다.

매일 거래되는 가상화폐 거래소 내 거래금액을 살펴봐도 1위 자리에 비트코인이 아닌 경우가 많으며 리플, 퀀텀 등의 알트코인들이 거래대금 상위를 이룬다.

금융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자체가 초고위험 투자 상품이지만, 그중에서도 모든 알트코인에 극대화된 투자리스크를 염두하고 해당 코인의 역할과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위 코인투자를 좀 한다는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알트코인에 대한 매매를 언급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며 “비트코인이 박스권에서 변동하고 있는 기간에 알트코인들은 수십%에서 수백%까지 시세를 분출한 경우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알트코인은 초고위험, 초고리스크 투자이며 사실상 크라우드펀딩 콘셉에 가까운 것들이 많다”며 “활황장이 갑자기 종료될 시 구매수요가 현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은 각 코인의 역할에 대한 세밀한 검증을 투자 시에 고려해야 하는 배경이 된다”고 덧붙였다.

안소윤 기자 asy2626@finomy.com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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