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동아·대화·한미 등 국내외서 임상·특허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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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과도한 자금 투입을 이유로 치매 치료제 개발을 포기했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에서 특허를 취득하고 임상시험도 진행하는 등 신약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화이자의 개발 포기와 관계없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신약인 ‘ID1201’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ID1201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에서 추출한 천연물 성분이다. 치매의 주요 발병 원인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은 현재 ID1201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ID1201은 임상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하는 알파세크레타아제의 활성을 촉진하고, 뇌 신경 영양인자(BDNF)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등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보였다.

치매동물모델 연구에서도 ID1201은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했고 수중미로 탈출 등과 같은 행동시험 결과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동아에스티도 파킨슨병 천연물신약(DA-9805)을 개발 중이다. DA-9805는 목단피와 시호, 백지 등 천연성분을 이용한 약물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여러 전임상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하고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며 신경세포 보호에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동아에스티의 임상 2상은 1상을 건너뛴 것이다. 미국 FDA는 천연물 원료의 안전성이 입증된 경우 2상부터 시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화제약은 일본에서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특허를 취득했다.

이 특허는 산조인 함유 유효성분인 스피노신을 이용한 치매 등 뇌질환 예방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의약 용도 특허다.

대화제약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현재 국내 16개 기관에서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b상을 진행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패치형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6년부터 도네페질 패치형 치매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도네페질은 알츠하이머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이다. 현재는 먹는 약으로 출시돼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11월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 치료제의 전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수한 효능이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네페질의 세계시장 규모는 1조8천억원에 육박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국내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라며 “국내 임상을 완료한 후 글로벌 임상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매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제약사도 있다. 일양약품과 한미약품으로 두 회사는 각각 지난해 11월과 7월 열린 학술대회에서 만성골수성 백혈병치료제 ‘슈펙트’와 자체 바이오신약 후보 물질이 파킨슨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밖에도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치료제 ‘뉴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이며 네이처셀은 세계 최초의 알츠하이머치매 자가줄기세포 치료제 ‘아스트로스템’으로 미국에서 1/2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등 치매 관련 치료제는 증상 환화제만 있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며 “인구 고령화에 저출산이 맞물리면서 치매는 인류에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어 제약사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인구는 2013년 4천400만명에서 2030년 7천600만명으로, 2050년에는 1억3천5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기준으로 36억달러(약 4조원)며 2022년에는 53억달러(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15년 기준 31억달러(약 3조5천억원)로 2024년에는 126억달러(약 14조원) 상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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