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등록·요율산출 난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펫팸족(Pet+Family)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 달리, 펫보험 시장의 성장세는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펫보험 상품의 보험요율 산출이 어렵고 손해율이 높기 때문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펫보험 상품을 판매 중인 보험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단 세 곳에 불과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은 2010년 17.4%에서 2015년 21.8%로 증가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 역시 2015년 1조8천억원에서 2016년 2조3천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 5조8천억원 규모로 증가가 예상된다.

반려동물 시장 확대에 따라 팻보험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으나 정작 보험사들의 펫보험 출시는 미진한 상황이다. 표준화 돼 있지 않은 동물병원 의료수가, 보험요율 산출의 어려움, 낮은 반려동물등록률, 높은 손해율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특히 반려동물의 등록 미비가 보험상품 개발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등록이 제대로 이뤄져야 보험사에서 피보험대상 식별이 가능해지는데 2016년 서울 기준 반려견 등록률은 42.5%에 불과하며, 지방은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인간은 주민등록번호가 있어 보험 가입 시 고유 식별이 돼 보험사에서 관리할 수 있지만 개나 고양이는 고유 식별번호가 없기에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가령 A고양이를 펫보험에 가입시켰는데 B고양이를 데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장담하기 힘들다 보니 상품을 출시했다가 판매를 중단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3년 애견보험을 출시했지만 높은 손해율과 저조한 가입으로 1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고 현재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2011년 애견의료보험 판매를 중단했다가 1년 후 판매를 재개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높은 손해율, 요율산정 등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펫보험 판매를 재개한 이유는 커져가는 펫시장에 발맞춰 시험적으로 펫보험 상품을 검토해보기 위함이다”며 “아직까지도 보험사 입장에서 수익률이 좋은 상품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내년 9월까지 펫보험 요율 산출을 위해 동물병원 의료수가, 반려동물 진료 유형 등에 대해 자료를 수집한 후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초통계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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