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정체 및 인구 구조 변화로 해외진출 출구전략

 
 

[현대경제신문 김병탁 기자]국내 라면업계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국내 라면 시장은 1조8천억원~2조원대다. ‘하얀국물라면(2011~2012)’, ‘프리미엄짬뽕 (2015~2016)’ 등 히트상품 붐이 일어난 해를 제외하고 오랫동안 정체 혹은 저성장 상태다.

특히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라면업계뿐 아니라 식품업계 전반적인 고민거리 중 하나다. 주 소비층인 1030세대가 줄고 식품 소비가 적은 고령층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은 13.8%다. 2045년에는 47.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청소년 인구(9~24세)는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하며 향후 10년간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6~21세)가 약 150만명이 감소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라면업계는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 아직도 인구성장률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농심은 상해, 청도, 미국 등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100여개 국가에 진출한 상태다.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6억3천500만불(한화 6천9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5% 성장한 수치다. 2025년까지 해외 사업 비중을 40%을 목표로 다양한 신제품 개발 및 시장 확대에 몰두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에 사드(THAAD)타격으로 중국 매출에 타격을 입기는 했으나 지난 30여년 간 해외 진출에 노력해온 덕분에 올해 역시 무난한 수익을 얻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해외 시장 다각화를 위해 신제품 개발과 시장 확대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 인기로 해외서 큰 성과를 거뒀다. 불닭볶음면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퍼져나가며 해외 젊은이들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올 한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수출액 511억원을 올렸다. 누적수출액은 30% 오른 1천396억원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장 역시 지난 9월 인도네시아 할랄인증기관인 MUI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으며 활발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락된 것’이라는 의미로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 이슬람교 신도들은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만 사용할 수 있다. 이중 인도네시아 MUI(무이)는 말레이시아의 JAKIM(자킴), 싱가포르의 MUIS(무이스)와 함께 세계 3대 할랄인증기관에 속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내년도 역시 불닭볶음면 인기를 발판삼아 중국과 동남아 시장의 안정적인 수성 및 시장 확대에 노력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MUI 할랄 인증을 통해 중동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동남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오뚜기는 최근 국내 라면사 중 유일하게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기업이다. 프리미엄 짬뽕 성공 및 진라면 등 일반라면의 탄탄한 입지로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25%를 넘어섰다. 오뚜기는 국내 성공전략을 발판삼아 동남아 시장 진출을 노린다.

오뚜기 관계자는 “아직 다른 기업에 비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나 마요네즈와 케첩 등 해외공장을 신설하고 수출에도 성공한 바 있다”며 “국내에서 이룬 성공전략을 무기로 동남아 시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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