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증설부터 할랄 인증까지 ‘가속도’
동남아시아 국가 ‘기회의 땅’ 인식 확산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편집자주] 식품업계가 동남아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한계를 느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동남아 8개국(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태국·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캄보디아)의 인구는 6억4천만명에 달한다. 많은 인구를 보유한 동남아 시장이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과 더불어 ‘기회의 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빅씨마트에서 직원들이 신라면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농심>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빅씨마트에서 직원들이 신라면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농심>

농심, 아시안 라면 벨트 조성 ‘포부’

농심은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핵심국가’를 적극 공략하고, 이 외 호주지역까지 전략지역에 포함시켜 농심의 ‘아시안 벨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동남아시아 공략을 위해 각 국의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동남아는 한국과 달리 다양한 유통채널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과 같이 현대적 유통시장이 발달한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는 각 국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대규모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식 ‘시식행사’를 펼쳐 제품 판매와 재구매율을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한국의 신라면은 한번 시식해본 사람들은 반드시 또 찾게 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채널 공략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 중심에서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지역 상권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소득수준이 비교적 높은 이들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머지않아 편의점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농심측은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에서는 지방 중소형 할인점, 개인슈퍼 공략에 나선다. 이를 통해 제품 분포를 확대하고 전국 단위의 입점·판매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농심은 이미 필리핀의 SM몰, 태국의 Big-C마트 등의 대형유통매장에도 진출해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시장은 할랄신라면을 중심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농심은 할랄시장 확대를 위해 신라면과 함께 김치라면과 야채라면 제품까지 할랄 인증을 확대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베트남 통합생산기지 건설…미얀마 식용유 시장 공략 박차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 700억원을 투자, 연구개발(R&D)역량과 제조기술이 집약된 식품 통합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지난해와 올해 킴앤킴, 까우제, 민닷푸드 등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한 데 이어 글로벌 성장동력 발굴 및 식품 제조혁신을 위한 최첨단 통합생산기지 구축에 나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K-Food’ 전진기지를 구축해 현지 식품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인수한 3개사의 물리적 통합이 아닌 차별화된 R&D 및 제조역량을 기반으로 기존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통합생산기지는 최고의 맛과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성, 품질, 고객신뢰 향상에 초점을 맞춰 건설된다. R&D센터를 신설해 기존 제품의 맛 품질을 향상시키고, 현지 전통식품과 ‘K-Food’를 접목한 신제품 개발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식품안전센터도 구축해 안전하고 위생적인 제품을 생산하며 철저한 식품안전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또 CJ제일제당은 미얀마에 지난해 식용유 공장을 완공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Yangon)에 조성된 틸라와 경제특구(Tilawa SEZ)에 들어선 이 공장은 대두유, 해바라기유, 팜유, 혼합유 등의 가정용 식용유 제품을 연간 약 2만톤까지 생산할 수 있다. 미얀마 식용유 시장은 약 1조3천억원 규모의 대형시장이지만 현지에서 직접 식용유를 생산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는게 CJ제일제당측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의 공장은 미얀마 최초의 자동화 현대식 유지 공장으로 식용유의 원료를 저장하고 혼합, 포장하는 공정 라인을 모두 갖췄다.

CJ제일제당측은 미얀마 식용유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현지에서 식용유를 직접 제조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갖춰 2020년까지 1천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지역 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된 ‘School Road Show’에서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 모형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지역 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된 ‘School Road Show’에서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 모형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할랄 인증 받은 불닭볶음면…동남아 시장서 날개 ‘활짝’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수출 증가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전역에 수출되면서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각 나라의 주요 마트 및 편의점에 입점돼 있으며 최근에는 라오스, 부탄 등에도 수출 중인 상황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불닭볶음면 수출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수출초기부터 할랄 인증 획득에 힘쓴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2014년 KMF(한국이슬람중앙회) 할랄 인증으로 동남아시아 무슬림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MUI(무이) 할랄 인증까지 획득했다. 인도네시아 라면시장의 규모는 4조 4천억원대이며 전체 인구의 87% 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MUI 할랄 인증을 획득으로 삼양식품은 2018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도 수출 본격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동남아지역은 라면 소비율이 높은 국가들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시장 확대와 수출 제품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불닭볶음면의 수출은 초기단계에 불과하고 그동안 축적된 인지도를 감안하면 지속적인 수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시스템즈, 베트남 공장 증설…내년 1분기 완공

동원그룹의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는 베트남 진출 이후 첫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베트남 북부지방 하노이 근교 TTP 박닌성 공장 증설에 착공했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 2015년 베트남 최대 포장재회사인 TTP(Tan Tien Packaging)와 MVP(Minh Viet Packaging)를 인수했다.

동원시스템즈는 약 1천만불을 투자해 박닌성공장을 4천500평 규모로 증설한다. 다양한 연포장재와 PET 등을 생산할 예정인 박닌성공장은 내년 1분기 완공 예정이다. 동원그룹측은 증설로 인해 약 1천억원 상당의 매출이 향후 2천억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공장이 위치한 박닌성은 베트남 북부를 대표하는 도시인 하노이 근교에 위치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기존 남부 호치민에 위치한 1천억원 규모의 사업장에 이어 북부에도 대규모 공장을 운영함으로써 베트남 전역, 나아가 동남아 지역에 효율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생산능력 확대로 인해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원가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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