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2018년도 우리경제의 기상도는 어떠할까. 벌써 여러 해에 걸쳐 경제성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터라 큰 기대는 접어둔지 오래라는 소리가 들리던 참이다. 그러던 차에 지난 1분기를 지나면서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제계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부정적인 쪽의 반응은 세계경제의 긍정적 움직임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북핵을 둘러싼 안보불안과 정권교체기에 나타나고 있는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등이 경제성장의 부정적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실물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동기대비 실물경제에 부정적 변화는 두드러지지는 않다는 정도였다. 이것이 경제 관련통계에 나타난 현실이었다.

당국에서도 그 이상도 이하도 부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의 경제에 대해 과장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하긴 정권교체과정에서 경제와 관련해서 이 정부의 과실은 한둘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점에서 새 정부는 경제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할만하다.

연말이 다가왔다. 새해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에 눈길이 모아지는 즈음이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산업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철강, 조선, 전자, IT, 자동차, 화학, 정유 등등이 그것이다.

전반적인 기상도는 자동차와 화학업종만 제외하면 ‘맑음’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산업도 ‘구름조금’이라는 전망이어서 화학업종보다는 좋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줄도산을 면치 못할 것 같던 조선업도 구조조정을 거치고 세계적 상승기류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바로 내년이 ‘턴어라운드’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철강업도 기지개를 펼 것으로 예상한다. 물량을 쏟아내던 중국의 공급조절이 업계의 청신호가 될 것 같다는 진단이다. 통신업계는 그동안 요금감면정책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5G로 대응에 나서고, 음성서비스 확산전망이 괜찮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전자업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이 내년에도 좋을 것으로 판단, 지속적인 호황을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종도 통상이슈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지만, 소폭이나마 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어 화학업종에 비하면 낳은 편이다.

이런 모든 전망의 주요근거는 세계경제의 부상이 전제조건이다. 우리경제의 무게중심이 대외의존도에 기울어져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전망의 가변성은 매우 크다. 가변성, 다시 말해 불안정성을 줄이는 일이 정부가 할 일이다.

먼저 안전보장이 선결과제다. 특히 북한 핵에 대한 확고한 대책과 더불어 체제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튼튼한 국방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보편적 신뢰가 대내외적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 정부가 약속한 이른바 소득주도형 경제의 현실가능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커지도록 해야 한다. 이미 선진국은 제4차 산업시대에 들어섰다. 질주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어느 교수는 정부와 교육당국을 향해 이렇게 질문하고 있다.

“4차 산업을 가르칠 교수가 우리나라 대학에는 과연 몇 명이나 있습니까?” 그의 질문이 신랄하다 못해 모골이 송연해 진다. 이미 우리는 늦었다는 말이다.

우리경제수준이 세계 10위권 안에 들었다거나, 디지털산업화의 선진국이라는 등 가당찮은 우월감에 젖어있을 때가 이미 아니라는 지적이다. 해묵은 이념투쟁과 정치놀음을 일삼는 사이에 세계는 우리를 앞지르고 있다는 지성의 분노한 목소리가 폐부를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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